2천년대초엔 신부감이 귀해진다|딸5명에 아들6명|연세대 송찬호교수 3년간 출생율 집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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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 3년사이에 아들 출생률이 딸 출생률을 크게 옷도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로인해 앞으로 남녀인구 불균형과 배우자 선택문제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연세대의대 송찬호교수 (산부인과) 가 83년부터 지난10월까지 서울의 7개대학및 종합병원의 남녀신생아 5만9천1백23명을 대상으로한 출산비율 분석에따르면 80년초까지 1백6명대1백명(자연출산비율)이던 남녀비율이 83년 1백8명대 1백명, 84년 1백10명대 1백명, 올해는1백17명대 1백명까지 벌어져 딸 5명당 아들 6명꼴로 출생하는 불균형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최근 보편화된 양수검사·초음파검사·융모막채취등 태아건강판별기술이 남녀 성별구분까지 가능해 딸을 임신했을 경우 태아를 낙태시키는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양수검사와 융모막 채취검사의 경우 태아의 유전질환·선천성질환·기형여부등을 판별하기위해 시행되는데 융모막채취는 임신7∼10주, 양수검사는 14∼18주면 태아성별판별이 가능하다.
84년부터 양수검사가 금지되자 급속히 보급되기 시작한 초음파검사도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에 8백50여대가 가동중인 초음파검사기는 초음파를 임산부의 자궁에 쏘아 태아의 발육·위치·건강상태뿐아니라 성별 또한 쉽게 판별, 딸일 경우 낙태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산부인과 전문병원인 차병원 차주연과장은 『초음파 검사를 하다보면 자연히 태아의 성별을 알려주게 되는데 딸인 경우 낙태수술 의뢰를 종종 받는다』 면서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는 정상태아를 낙태수술해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병·의원에서 70년대부터 은밀하면서도 공공연히 태아감별을 한뒤 딸이면 낙태수술을 해주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내년도 취학아동(79년3월∼80년2월출생) 의 남녀비율을보면▲서울방배1동은 남자어린이 3백42명, 여아 2백89명으로 1·18대1 ▲불광1동도 남아 2백31명, 여아 2백13명으로 1·09대1의 비율을 보여 대도시에서는 이미 70년대말부터 남아출생 증가현상이 진행돼 오고 있음을 알수 있다.
11일 영동의 한 종합병원신생아비율을 보면 아들 23명, 딸 15명으로 3대2 비율까지 이르고 있어 10명중6명이 아들이었다.
이같은 불균형 현상은 아들선호에따른 태아낙태가 해소되지않는한 계속 악화돼 최근에 태어난 신생아들이 결혼 적령기에 이를 2000년대초에는 남녀비가 2백25만명대 1백80만명으로 40여만명의 총각들이 신부감을 구하는순 어려움을 겪게될 것이라는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유아사망률의 저하가 이런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고려대 신일철교수 (철학)는 『근본적으로 남아선호에 따른 낙태행위가 윤리적인 차원을 넘어섰으므로 이에 대한 강력한 규제조치가 있어야할것』이라고 강조했다.<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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