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 쇼핑" 할인 매장 붐빈다 유명상품보다 실속위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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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알뜰구매로 빠듯한 가계를 유지하려는 주부들이 값싼 제품을 찾아 시장거리를 누비고 있다.
특히 유명브랜드의 옷을 30∼70% 싸게파는 상설할인 상가에는 알뜰쇼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는 실정.
지난 82년 문을 연이래 연20%이상 꾸준히 신장하고 있는 새로나 백화점상설할인 매장에는 단골고객을 중심으로 하루1만여명의 사람들이 몰려 2천여만원의 매상을 올리고 있으며, 올들어 전문할인상가로 등장한 길음동 세일세일타운에는 주말이면 자가용족까지 평일의 3배가 넘는 인파가 붐비고 있다.
유명메이커의 옷뿐 아니라 마티·바바등 디자이너브랜드옷도 반값에 팔고 있는 동대문시장주변 한일의류상가에는 주부·직장인뿐아니라 결혼예복을 사려는 젊은남녀들의 모습도 심심치않은 정도.
종로의 종5의류상가, 신촌시장내의 양정물산등 세일옷 전문매장이 있는 일반상가는 물론 삼성물산·반도패션·제일모직·논노등 각 기성복메이커들이 자사제품전문으로 문을 열고있는 시내20여곳 메이커 상설할인매장에도 가족단위로 서너벌씩 사가는 알뜰가장(?)등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심지어 각 메이커들이 재고소진을 위해 정찰가의 15∼20%까지 최종 덤핑품을 내는 동평화·청평화·흥인시장으로까지 찾아나서는 주부와 직장여성들도 적지않다.
사람들이 상설할인 매장을 즐겨찾는 이유는 한마디로「엄청나게」싼값에 유명옷을 살수있다는 실속때문.
물론 사이즈대로 다갖추지 못했다거나, 유행에 다소 뒤진옷들이 많다는 단점도 있긴 하지만 보통 1년정도 지난 유명제품들을 원래가격의 반값이하를 주고 손에 넣을수있다는 기쁨(?)은 이들 상설할인매장의 보다 큰 매력이 되고 있는것이다.
겨울옷의 경우 논노패션의 순모투피스가 시중 정상가격의 3분의1값인 6만원선.
보통15만원은 넘게 줘야살 수 있는 잔피엘 순모 신사복정장이 6만6천원선에 나와있는 정도.
거기다 최근들어 제품보존 상태가 좋아지면서 재고품 같지않은 말끔한 옷들이 진열되고 본매장에서 반응이 좋지않은 신제품은 1, 2개월만에도 상설할인 매장에 속속 선보이고 있는터라「싼좋은옷」을 찾는 인파는 날로늘고있는 추세다.
특히 유행을 거의 타지않는 남성복이나 치수에 맞춰 자주 사입혀야하는 아동복의 경우는 아예 상설할인매장만을 찾는 단골고객들이 상당수라고 상가사람들은 귀띔한다.
소비자들뿐 아니다.
유명기성복 메이커들도 상설할인매장을 애용(?)하고 있는 형편.
의류시장의 신장세둔화, 신규업체증가로 인한 경쟁심화등으로 재고 누적등 적지않은 문제가 생기면서 메이커는 메이커대로 재고처리 및 현금회수가 빠른 상설할인매장들을 통해 여러어러움을 넘기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상가의 50∼70%까지 싸게팔면서 어떻게 메이커가 버딜수있는가하는 의문이 남는데 그것은 당초 기성복 메이커들의 가격정책에 의한것일뿐 문제는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기성복메이커들의 유통경로를 보면 대부분메이커들이 명동등 본매장에서 신제품등을 정가에 판매하고 1,2개월 뒤 30%세일을 한후 남은 대부분의 품목은 자사제품전문할인매장이나 전문할인상가로 넘겨 50∼70%선의 할인판매를 하는게 보통.
그리고 이 과정에서도 소진되지않은 품목에 대해서는 동평화등 의류도매시장으로 80∼90%까지 덤핑.
따라서 이같은 유통경로를 염두에 두고 당초의 정상판매가를 매긴다는 얘기다.
「실속」을 찾는 상설할인매장고객들의 구매패턴이 바뀌고 있다는건 상가사람들의 공통된 지적.
그야말로 실속차리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초기엔 유명브랜드제품을 싸게판다는 곳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지만 점차 고객들의 선택이 브랜드 자체보다는 취향에 따르고있다는 것.
새로나할인매장의 경우 지난 2, 3년사이 매출비중이 과거 에스에스패션·반도패션등 유명대메이커중심에서 점차 중소메이커제품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특히 디자인과 색상에 민감한 숙녀복의경우는 그런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
고객들이 상당히 박식(?)해졌다는 것도 또 다른변화.
굳이 품질표시표를 뒤지지 않더라도 한눈에 재질등을 알아보고 비교해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바느질등을 살펴보고 직접 입어본 뒤 사는등 상설할인매장을 제대로 이용하는 현명한 고객층이 늘고있다는 얘기다.<박신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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