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소방 상반기 출동 건수 분석해보니…화재보단 '문 열어달라' 민원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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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전 5시30분쯤 인천남부소방서로 "문을 열어달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40)는 "집 현관문이 열리지 않아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과 함께 현장으로 출동한 119구조대는 A씨의 집 현관문의 전자 잠금 장치가 고장 난 것을 확인했다. 이후 각종 장비를 동원해 현관문을 열어줬다.

올 상반기 인천시 119구조대에 가장 많이 접수된 신고 내용은 '화재'가 아닌 '현관문 등을 열어달라'는 민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인천 119구조대의 출동 건수는 모두 5448건이다. 구조 인원도 3383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출동 건수(4210건)보다 29.4% 늘어난 수치다.

출동 원인별로는 '안방이나 현관문 등의 문을 열어달라'는 요구가 1115건(20.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화재(1097건·20.1%), 동물구조(656건·12%), 엘리베이터 갇힘(475건·8.7%), 교통사고(394건·7.2%) 순이었다. 특히 동물구조 출동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465건)보다 41.1%나 늘었다. 인천소방본부는 주인이 잃어버리거나 버려진 반려동물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잠금장치 고장이나 사고로 잠긴 문을 열어달라는 요청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시민들은 '열쇠를 잃어버렸다'며 문을 열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이는 행정력 낭비인 만큼 열쇠 분실 등 단순 민원은 열쇠공을 불러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소방본부는 2012년부터 생활 안전 부분을 전담하는 '생활안전대'를 만들고 벌집제거 등 생활 민원을 처리하도록 할 예정이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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