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개월간 28억㎞ 날아간 주노, 목성 핵 있는지 밝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기사 이미지

5일 탐사선 주노가 목성 궤도 진입에 성공하자 NASA 연구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패서디나 AP=뉴시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목성 탐사선 주노(Juno)가 5일 오후 목성 궤도 진입에 성공해 1년여 동안 궤도를 돌며 목성 탐사에 나선다. 2011년 8월 지구를 떠난 지 4년11개월 만이다. 주노는 목성 궤도 안착까지 28억㎞를 날아갔다. 빛의 속도로도 40분이 걸리는 먼 거리다.

NASA “태양전지로 가장 멀리 비행”
지구 1400배 부피…밀도는 4분의 1
가스 아래 고체 형태 핵 있을 가능성
초고속 회전하는 대기 비밀도 규명

나사는 이날 “주노는 핵 연료전지 없이 태양전지만으로 가장 멀리 도달한 탐사선으로 기록됐다”고 발표했다.

기사 이미지

주노는 질산암모늄 등으로 만들어진 연료와 태양전지로 목성까지 날아갔다. 주노와 달리 갈릴레오 등 심(深)우주 탐사선은 핵 연료전지로 작동된다. 탐사 시작 9년5개월 만인 지난해 7월 명왕성에 도착한 뉴 호라이즌(New Horizon)은 플루토늄으로 만들어진 방사성동위원소 연료전지를 이용했다. 주노가 목성 궤도에서 태양 빛을 받아 만들 수 있는 전력은 500W 정도다. 이는 가정용 컴퓨터 한 대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전력량 정도에 불과하다. NASA는 이를 위해 태양전지판 50?를 주노의 몸체에 장착했다.

주노는 타원 궤도로 목성을 두 번 돌면서 카메라와 자기측정계 등 각종 장비를 점검한 뒤 오는 10월부터 목성을 감싸고 있는 거대 구름층의 5000㎞까지 근접해 목성 탐사에 나선다.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이다. 지름은 지구의 11배인 14만3000㎞다. 질량은 지구의 310배지만 부피는 1400배로 밀도가 지구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수소와 헬륨 등으로 이뤄진 목성의 대기는 빠른 속도로 회전한다. 목성을 상징하는 ‘대적점(붉은색으로 보이는 타원형의 긴 반점)’은 지구 크기의 세 배 정도다. 대적점 내부에선 초속 100m 정도의 강력한 바람이 분다. 주노는 대기 조성을 분석해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목성 대기의 비밀을 밝히려 한다.

주노의 또 다른 임무 중 하나는 목성 대기 아래 고체로 된 핵의 존재를 밝히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목성에 지구와 같은 고체 형태의 핵이 존재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두꺼운 대기로 인해 지구에선 관측이 불가능했다.

주노보다 21년 앞서 목성 궤도에 도착한 탐사선 갈릴레오는 장비 고장으로 목성의 내부 구조를 정확히 분석하지 못했다. 갈릴레오는 1989년 발사돼 2003년까지 임무를 수행했다. 목성의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 얼음 밑에 소금을 함유한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주노는 2017년 말까지 임무를 수행한다. NASA는 2018년 2월 남은 동력을 이용해 목성 대기로 주노를 추락시킬 계획이다. 주노에 묻었을지 모르는 지구 미생물로 인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목성의 위성 유로파가 오염될 것을 우려해서다. 한국천문연구원 최영준 책임연구원은 “목성은 태양계에서 최초로 형성된 행성으로 추정되고 있어 목성 생성 과정을 추적하면 태양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예측할 수 있는 단서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