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南通新 사용설명서] 그 여름 해운대의 추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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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변화는 정말 놀랍습니다. 특히 해운대 일대는 정말 ‘눈부시게’ 발전했다는 표현이 딱 맞는 듯합니다. 해안가 고층빌딩이 빚어내는 야경은 외국의 고급 휴양지를 연상케 합니다. 어떤 이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국제도시 홍콩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이번 주 커버스토리는 ‘도시 속 도시’(City in City) 시리즈 두 번째로 부산 해운대를 찾았습니다. 취재를 위해 부산에 다녀온 윤경희 기자는 이곳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여행작가 김수진씨의 말을 빌려 “여자들이 좋아하는 게 다 있는 곳”이라고 표현하더군요. 바다가 보이는 예쁜 카페, 백화점이나 아웃렛 같은 쇼핑 플레이스, 럭셔리한 분위기의 스파 등 여자를 위한 시설을 모두 갖춰져 있다는 겁니다. 남자친구나 남편, 아이를 떼어놓고 여자들끼리 떠나는 힐링 여행의 장소로 부산만 한 곳이 없다는 이들이 많습니다. 도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 “이번 주에 부산이나 갈까”며 훌쩍 떠나도 좋다고 합니다.

제 경우 해운대를 생각하면 20여 년 전 여중 동창인 친구들과 함께했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그때 해운대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건 더운 바람만 나오던 덜덜거리던 선풍기, 그 선풍기 말곤 아무것도 없던 휑뎅그렁하던 여관방(분명 호텔이라고 해서 예약했는데 실제로는 허름한 여관방이었다는), 뜨겁던 백사장과 알록달록한 파라솔 같은 소박한 바닷가 풍경들입니다. 당시엔 L호텔 나이트클럽이 나름대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몇 해 전 가보니 그 호텔은 최근 몇 년 사이 새로 들어선 초고층빌딩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더군요.

해운대에 얽힌 추억 누구나 한두 가지는 있으실 겁니다. 올여름 눈부시게 달라진 부산 해운대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부산에 가기 힘들다면 부산 전통 음식을 맛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 볼까요. 8면에는 부산 음식을 하는 서울의 맛집을 소개했습니다. 영화 ‘변호인’에도 나왔던 돼지국밥은 부산의 음식입니다. 밀면과 완당도 부산에서 처음 먹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박혜민 메트로G팀장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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