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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자는 투자자의 동업자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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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고시골기자]

전원주택 건축용으로 땅을 구매하려는 사람에게 부동산 중개업자는 동업자나 다름없다. 사실상 직접 매매가 어려운 땅 거래의 경우 현지 부동산중개업자의 역할에 따라 성패가 갈리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토지 수요자에게 부족한 현장 정보와 투자 지식을 제공해 땅 매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중개업자는 수요자의 든든한 협력자이자 동업자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땅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능력 있는 중개업소를 고를 줄 아는 안목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단순 중개뿐 아니라 물건을 만들어 낼 줄 아는 사람이 능력있는 중개업자”라며 “하지만 이 경우도 자격증이 있는지 확인해 중개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중개업소 수가 크게 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비스 고급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영업하면서 현지 사정에 정통한 중개업소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 사업장을 자주 옮기는 중개업소치고 주위 평판이 좋은 경우가 거의 드물다.

때문에 중개업소가 한 자리에서 오래 영업을 했다면 일단 신뢰할 만하다. 중개 사고를 내고 고객에게 손해를 끼친 중개업소라면 한 곳에서 오랫동안 버틸 수 없는 때문이다.

이 중에서 적어도 10년 이상 영업한 중개업소가 선택의 대상이 된다. 그래야 해당 지역의 좋은 물건을 손금 들여다보듯이 파악하고 있어 제대로 된 물건을 소개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한 자리에서 오래 영업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중개업자의 수완을 보장해 줄 수는 없다. 수완 있는 중개업자는 단순 중개뿐 아니라 물건을 만들어 내는 능력도 뛰어나다. 부동산에 대한 나름의 전문적인 지식도 갖추고 있다. 부동산의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를 분석하는 능력도 있다.

대개 땅 전문 중개업소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단순히 물건 중개 역할이 그치는 쪽과 물건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춘 곳이다. 똑같이 중개업소 간판을 걸고 있지만 어느 곳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투자의 성패가 갈리기도 한다.

보통 물건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춘 중개업자는 자금력이 막강하고, 현장경험이 풍부하다. 또 단순 중개보다는 물건을 ‘제조’한 후 중개에 나서는 일에 치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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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OK시골 www.oksigol.com

물건 제조란 땅의 가치를 높이는 일을 말한다. 현재의 토지 상태 및 장단점을 정밀 분석해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더욱 돋보이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좋은 땅을 보다 저렴하게 고객에게 중개할 수가 있다.

능력 있는 중개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제조 방법에는 분할, 합병, 진입로 개설 등이 있다. 분할은 그야말로 덩어리가 큰 땅을 분할해 환금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덩치가 큰 땅은 비용부담으로 찾는 사람이 드물지만 이를 보기 좋게 잘라놓으면(분할하면)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쓰임새도 높아져 그만큼 가치가 오른다.

합병은 개발가치가 떨어지는 땅을 싸게 사들여 옆의 땅과 묶어 중개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장방형이나 정방형의 땅은 쓰임새가 많아 값어치도 높다. 반면 길쭉하거나 굴곡이 심한 땅은 건물을 짓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 가치가 떨어진다. 이런 경우 능력있는 중개업자는 수완을 발휘해 옆의 땅을 매물로 이끌어내 두 땅을 묶어서 한꺼번에 중개해준다.

이 같은 일은 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수완을 갖추지 않으면 사실상 어렵다. 때문에 투자의 동업자로 중개업자를 선정할 때 해당 중개업자의 수완도 염두에 둬야 한다.

토지컨설팅만 15년 이상 해온 L씨는 이 바닥에서 알아주는 땅 전문가다. 하지만 현지 중개업소를 찾아가면 말 잘 듣는 일반 고객이 된다. 일부러 속이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현장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다. 괜히 아는 척을 했다가는 호주머니 깊숙이 감춰둔 좋은 물건이 안나온다는 사실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L씨가 찾는 중개업소는 대개 기본적으로 현지에서 5년 이상 중개영업을 한 곳이다. 이들 중 현지 중개업소 모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거나 지역유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업소 한 두 곳을 고른다. 그런 다음 전혀 엉뚱한 정치 이야기나 슬슬 꺼내 대화를 나누면서 상대방을 가늠해 본다. 최종적으로 신뢰가 간다고 판단되는 한 곳을 파트너로 정한다.

L씨는 오랜 현장경험을 통해 대개 이런 곳이 타 업소에 비해 좋은 땅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터득하고 있다. 이같은 방법으로 L씨는 수도권지역에 많은 협력업소망을 구축해 놓았다. 서로 물건을 교환하는 것은 기본이다. 나아가서 이들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해당 지자체의 고급 개발정보를 선점하기도 한다.

L씨에 의하면 능력있는 중개업자에게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태도를 언뜻 보면 고객에게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 또 조급하게 중개를 서둘러 고객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일단 고객과 신뢰관계가 형성되면 풍부한 부동산 법률과 지식을 바탕으로 투자성, 법적 하자 등을 분석해 준다. 물론 2차 중개 등 사후관리 및 세무 상담은 덤이다. 더 나아가서 지속적으로 현지 개발계획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부동산 경기의 흐름이나 시장의 변동 등에 대해서도 자문해준다.

결론적으로 성공적인 땅 투자를 위해서는 신뢰할 만한, 수완 좋은 중개업자를 내 편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중개업자의 우수고객이 되는 것이 좋다. 한 지역에서 좋은 땅을 찾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다. 단 하나뿐인 좋은 땅을 많은 사람이 찾는 상황에서 중개업자는 당연히 우수 고객에게 먼저 연락하기 마련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개업자보다 앞서 가지 않는 것이 좋다. 투자자들 중에는 현장답사를 워낙 많이 다니다 보니 중개업소 직원보다 부동산에 대해 해박한 지식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다 보면 투자자는 자신을 지나치게 과신한 나머지 무리수를 두게 된다. 이런 고객에게 좋은 땅이 먼저 갈 리가 없다.

김영태 기자 neodel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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