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영양소 한 가지만 부족해도 '웰 에이징' 놓친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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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밥상 앞에서 한 번쯤 “골고루 먹어라” “편식하면 키 안 큰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 덕분에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고른 영양 섭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천으로 옮기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식생활평가지수는 100점 만점에 59점 수준이었다. 이 중 20대는 평균치에도 못 미치는 54.6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

현대인들이 이토록 영양 관리에 소홀해진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과거에 비해 풍족해진 생활 덕에 모두가 ‘충분히 잘 먹고 있다’고 착각하는 데 있다. 영양소 섭취라는 관점에서 보면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문제는 영양의 조성이다. 밖에서 쉽게 접하는 음식은 열량은 높지만 영양가는 낮은 ‘고열량·저영양’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균형 잡힌 영양소 공급에 부적절하다. 현대인이 이른바 ‘배부른 영양실조’ 상태에 놓이기 쉬운 이유다.

건강에 대한 현대인의 관심은 여느 때보다 높지만 역설적이게도 건강의 기반이 되는 영양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영양소는 신체의 각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어느 한 가지가 부족하면 신체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와인을 숙성시킬 때 사용하는 통나무 물통을 상상해 보자. 여러 개의 나무판을 잇대어 만든 이 나무 물통을 세워뒀을 때 물통을 이룬 나무판의 길이가 균일하면 물통 꼭대기까지 물이 잘 담긴다. 하지만 어느 한 개라도 길이가 짧으면 그쪽으로 물이 쏟아지게 마련이다. 건강도 이와 같다. 필수 영양소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해져 균형이 깨지면 그쪽으로 건강이 새어나갈 수 있다.

남들의 건강을 돌보는 필자도 제대로 영양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늘 원하는 방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기란 참 어렵다.

건강을 위한 실천을 시작해 보자. 영양 균형을 고려해 최소한 매끼 다른 종류의 음식을 섭취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식사를 통해 매번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기 어렵다면 멀티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영양 섭취에 대한 논의는 더 활발해질 것이다. 화두로 떠오른 ‘웰 에이징(well-aging)’이라는 단어에서 이를 예측할 수 있다. 단순히 오래 산다는 ‘장수’의 개념을 넘어 몸과 마음이 최대한 건강한 상태로 나이 들고자 하는 현대인의 희망이 녹아 있다. 건강한 삶을 오래 영위하기 위해 정상적인 신체 기능을 지속적으로 지키려는 노력과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눈·뼈·치아·두뇌 건강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신체 주요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해 주는 것이 바로 필수 영양소다. 고령사회의 핵심 키워드로 고른 영양 섭취가 강조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엔 잔소리로 여겼을 “튼튼해지려면 골고루 먹어라”라는 부모님 말씀은 이제 현대인의 삶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요건이 됐다. 이제 균형 잡힌 영양 조성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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