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KGB간부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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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UPI=연합】미국에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던 소련비밀경찰(KGB)의 고위관리 「비탈리·유르첸코」(50)는 4일 자신은 『강제로 납치돼』지난 3개월간 워싱턴 근교에서 억류돼 있다 소련대사관으로 탈출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 미국에 망명한것으로 보도됐던 KGB의제5인자인 「유르첸코」는 이날 워싱턴 주재 소련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주장하면서 자신은 억류돼 있던 동안 마약을 복용당했으며 신문을 받은후 귀중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부에 KGB의 주요정보를 제공해오다 로마여행 중 지난 8월 미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진 「유르첸코」는 이 날 자신은 자발적으로 망명한 것이 아니라 강제 납치됐으며 무의식상태에서 미국으로 끌려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듀렌버거」미 상원정보위원장은 4일 약물복용을 강요당한 후 무의식 상태에서 미국으로 납치됐다는 소련의 망명간첩 「유르첸코」의 주장을 반박했다.
「듀렌버거」위원장은 「유르첸코」의 이같은 주장은 『허튼수작』이라고 일축한 뒤 정보당국은 약물을 사용하거나 그를 납치·구금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CIA는 이번「유르첸코」의 탈출사건에 가장 놀랐으며 CIA관리들은 「유르첸코」가 소련 당국에의해 납치되었다는 증거를 아직 갖지 못하고 있으나 그가 자의로 탈출했는지 여부를 계속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무성은「유르첸코」가 지난 2일 저녁식사를 하러 나갔다가 종적을 감추었다고 말했다. 국무성 대변인은 「유르첸코」가 자의로 소련대사관으로 탈출했다는 사실이 밝혀질때까지는 미국출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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