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기 왕위전] 曺9단, 유일한 생존루트를 찾아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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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제37기 왕위전 도전자 결정국
[제8보 (106~119)]
白.李世乭 7단 | 黑.曺薰鉉 9단

대마의 목숨을 건 공방전이 '느린 그림'으로 펼쳐지고 있다. 106으로 비수를 겨누자 107로 포위망을 찢는다. 108로 앞길을 가로막자 109의 절단. 그러나 이세돌의 110이 사뭇 결사적이면서도 날카롭다. 이 수로 포위가 된 것일까. 국후 조훈현9단과의 대화.

-110의 시점에서 대마가 살 가능성은 어느 정도였나.

"포위망이 허술한 듯한데 의외로 틈이 없었다. 사는 수가 안보여 죽는구나 싶었다."

-결국 111의 묘수를 찾아냈는데…….

"그 수가 보인 것은 행운이었다."

111은 행운이라기보다 감각의 소산이었을 것이다. 평생 타개 위주의 바둑을 두며 삶을 찾아다닌 조훈현이란 사람의 몸에 밴 동작이었을 것이다.

111은 A의 들여다 보기, 백?의 탈출, 그리고 반격까지 세가지를 동시에 엿보는 일석삼조의 수였다. 이세돌의 야망은 여기서 꺾였다.

111에 대해 '참고도1' 백1로 들여다보는 것은 흑8까지 바꿔치기. 부분적으로 백이 이득을 보고 있지만 바둑은 흑이 크게 이긴다.

115의 뻗음은 호착이며 이에 대해 116은 李7단의 궁여지책이다. 이 수로 '참고도2'처럼 백1, 3으로 끊는 것은 흑4로 안된다. 117에 이르러 대마는 살아간 모습이다. 더 쫓다가는 오히려 이쪽이 위험한 형국이다. 그러나 후퇴할 곳이 없는 李7단은 상처투성이의 필마단기로 적진을 향해 돌격해버렸고(118) 곧 이어 曺9단의 강력한 반격이 시작됐다.

119의 강력한 젖힘수에 대해 백의 응수는 과연 무엇일까.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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