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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미는 못 말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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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2016년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골프 스타는 누굴까.

JLPGA투어 어스 몬다민컵 우승
11개 대회 연속 톱5 신기록 세워
인기 애니 ‘짱구는 못 말려’ 등장
일본 선수들 제치고 최고 스타로

‘꽃미남 스타’로 인기를 끌었던 골프 영웅 이시카와 료(25)도, 베테랑 여자골퍼 요코미네 사쿠라(31)도 아니다. 일본에선 현재 ‘보미짱’의 인기가 최고다. ‘보미짱’은 일본에서 이보미(28·혼마골프)를 부르는 애칭이다. 보미짱은 잇따라 일본 골프잡지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최근엔 일본의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에 보미짱의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쯤되면 일본의 국민스타가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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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는 최근 TV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 말려’에 ‘보미짱’ 캐릭터(사진)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보미는 26일 일본 치바현 카멜리아힐스 골프장에서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투어 어스 몬다민컵에서 합계 20언더파로 우승했다. 15언더파로 2위에 오른 배희경(24)을 5타 차로 압도했다. 마지막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는 완벽한 경기를 펼친 끝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보미는 또 시즌 두 번째 대회인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 우승 이후 11개 대회 연속으로 톱5에 드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보미는 이날 우승 상금 2520만엔(약 2억9000만원)을 보태 시즌 상금 9391만엔(약 10억7000만원)으로 신지애(28·스리본드)를 제치고 상금 1위로 뛰어 올랐다. 이번 대회 총 상금은 1억4000만엔. 올 시즌 17개 대회 중 가장 상금이 많다.

이보미는 이날 3억원에 가까운 우승상금을 받은데 이어 8000만원 상당의 포르셰 승용차도 부상으로 받았다. 이보미가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꼭 갖고 싶다”고 말했던 바로 그 승용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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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는 또 이날 우승으로 JLPGA 투어 통산 17승을 기록하게 됐다. 이보미는 일본의 남녀골프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지난 17일 일본의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에 등장했다. 예쁘고 실력있는 골퍼 캐릭터로 보미짱이 특별 출연한 것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이 애니메이션에 골프 선수가 등장한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보미가 처음이다.

이보미는 대회장에서 성적과 상관없이 가장 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닌다. 일본인이 좋아하는 아담한 체구에 귀여운 이미지를 가진데다 코스에서 항상 웃는 모습을 보여 아이돌급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보미의 인기 원동력은 ‘특급 실력’이다. 지난해 일본 남녀 투어를 통틀어 시즌 최다 상금을 경신한 이보미는 올해도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11개 대회 연속 톱5에 오르며 2010년 안선주(29)가 세웠던 기록(10개 대회)을 경신했다.

세계랭킹 15위 이보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남겨뒀다. 27일 끝나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아칸소 챔피언십 결과에 따라 이보미의 세계랭킹은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27일 잠시 귀국하는 이보미는 조범수 코치와 함께 샷을 점검한 뒤 다음달 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갈 예정이다. 그리고는 7일 개막하는 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 출전한다. 이보미는 “1%의 가능성을 뚫고라도 올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다. 쉽지 않은 걸 잘 알고 있지만 이번처럼 좋은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올림픽 출전 의욕을 불태웠다.

이보미는 현재 세계랭킹 3위 박인비(28·KB금융), 5위 김세영(23·미래에셋), 6위 전인지(22·하이트진로), 8위 양희영(27·PNS창호), 9위 장하나(24·BC카드), 11위 유소연(26·하나금융)에 이어 한국선수 중 7번째로 랭킹이 높다. 상위 4명만 리우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데 국가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의 불참을 결정한 박인비와 장하나가 컨디션 난조로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이보미가 올림픽에 나갈 수도 있다. 그가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 1%의 가능성은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보미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올림픽 출전이 가장 큰 목표” 라고 밝힌 바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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