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다자대화 수용 뜻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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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12~15일 방북한 다이빙궈(戴秉國)중국 외교부 부부장에게 기존의 선(先) 북.미 양자대화 후(後) 다자대화 입장에서 다소 후퇴해 한국과 일본이 포함된 다자대화를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다자대화 개최를 둘러싼 한.미.일 3국과 북.중 간의 교섭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戴부부장에게 선 북.미 양자대화, 후 다자대화 개최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안다"면서 "북측 입장에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외교 소식통도 "북.중 간 고위급 협의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말해 대화 형식과 관련해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향후 북핵 구도와 관련해선 5자회담(남북+미.일.중)과 6자회담(5자+러시아)을 개최하고 그 틀 안에서 북.미 또는 북.일 간 양자회담을 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 타임스와 AFP통신은 이와 관련, 戴부부장이 북한에 '다자회담 내(內) 양자회담' 방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외신들은 "후진타오(胡錦濤)국가주석이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이 같이 제시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또 戴부부장에게 핵 폐기와 미사일 수출.시험발사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 및 체제보장, 경제지원을 포괄적으로 해결하는 단계적 일괄타결 방식을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북.미 간 우려사항 동시 해결 원칙에 따라 해소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덧붙였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와 관련, 16일 북한의 핵 억제력과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동시에 해소하는 것이 현재 핵 위기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날 오후 김하중(金夏中) 주중국 대사에게 戴부부장의 방북 결과를 통보했다.

최원기.오영환 기자,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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