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공 4명 질식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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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15일 하오4시45분쯤 서울홍은동448 홍은한의원앞 맨홀에서 전화선 가설작업을 하던 신광전기(대표 박연배·50·서울성수동2가72)소속 배선공 문기환(32·서울신림동354)·종환(28) 씨 형제와 이재수(23·서울봉천동산101)·이재규(22·서울신림동357)씨 등 4명이 유독가스에 질식, 현장에서 모두 숨졌다.
숨진 문씨 등은 이날 하오3시30분부터 이 맨홀에서 서울∼문산간 광통신전화선배선공사를 하던 중 맨홀에 자연발생한 메탄가스에 질식, 변을 당했다.
경찰은 배전공들이 맨홀에 들어가면서 뚜껑을 열고 환기를 시킨 후 가스탐지기로 안전점검을 해야하는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밝혀내고 현장소장 등 관계자들을 입건, 조사중이다.
◇사고=동료배선공인 민심홍씨(47)에 따르면 사고맨홀과 2백50m떨어진 녹번동맨홀사이의 지름1백mm관에 전화선을 연결한 PVC파이프와 나일론줄을 밀어 넣은 뒤 1시간이 지나도록 배선공들이 줄을 잡아당기지 않아 맨홀안을 들여다보니 배선공들이 맨홀 밑바닥에 괸 흙탕물에 쓰러져 있었다는 것.
◇구조=민씨는 곧바로 근처 삼미유리점주인 이재규씨(37)와 함께 1·8m가량의 철제계단을 타고 내려가 문씨 등 4명을 건져 올렸으나 이미 모두 숨진 뒤였다.
◇사고현장=맨홀입구는 직경70cm의 원형으로 깊이는 3m. 밑바닥에 흙탕물이 70cm가량 괴어 있었다.
사고 후 가스안전공사측이 측정한 맨홀내부 산소농도는 15·7%로 대기중의 평균함유량 21%보다 5·3%가 부족했다. 산소농도가 10%이하로 떨어지면 질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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