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국 남성이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살해를 기도하다 붙잡혔다.
미국 네바다주 지방법원에 따르면 마이클 스티븐 샌퍼드(20)는 지난 18일(현지시간) 1천5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라스베이거스 트레저 아일랜드호텔 내 극장에서 열린 트럼프의 유세 현장을 지키고 있던 경찰관의 총을 빼앗으려다 체포됐다.
샌퍼드는 해당 경찰관에게 트럼프의 사인을 받고 싶다면서 접근한 뒤 돌연 경찰관이 차고 있던 권총집에서 총을 빼내려 시도하다가 제압당했다. 그는 이후 미국 국토안보부 비밀경호국 요원에게 "트럼프를 죽이기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왔다"고 자백했다.
이어서 그는 유세장에 들어가려면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 해서 유세장 내부에서 총기를 탈취하는 것이 총기를 획득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했으며, 해당 경찰관이 지닌 총 잠금장치가 풀려있는 것을 보고 목표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계획이 실패할 경우 트럼프 암살을 다시 시도하기 위해 이날 오후 예정돼 있던 피닉스 유세장 입장권도 구매했으며, 이튿날 거리에서 다시 한 번 시도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심리에서 연방 치안판사 조지 폴레이는 샌퍼드가 사회에 위협이 되고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며 보석을 허용하지 않았다. 샌퍼드의 국선변호인은 샌퍼드가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바 없으나 자폐증을 앓고 있고 과거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샌퍼드의 어머니는 법원 조사원들에게 아들이 어린 시절 강박장애와 거식증으로 치료를 받았으며, 잉글랜드의 한 병원에서 탈출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샌퍼드는 초범이므로 사회 복귀 훈련 시설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내달 5일로 예정된 예비 심리 때까지 그를 구금할 것을 지시했다.
샌퍼드는 비자 기간이 만료된 뒤 미국에 불법체류 중으로, 직업 없이 차량에서 생활해왔다. 그는 앞서 자신이 미국에 18개월간 머물렀으며, 캘리포니아로 오기 전 뉴저지주 호보컨에 체류했다고 말했다. 또 약 1년 동안 트럼프 암살 계획을 준비했으며, 이 같은 행위에 확신이 생겨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전에 총을 쏴본 적이 없어서 사건 전날 현지 사격연습장을 찾아 총 사용법을 배우면서 9mm 글록 권총으로 20발을 쐈다고 말했다. 샌퍼드는 일단 제한구역 내에서 폭력을 사용한 혐의로 20일 기소됐으며,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혐의가 인정되면 그는 10년 이상의 징역과 25만 달러(약 2억9천만원)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한편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중앙일보
[사진 도널드 트럼프 인스타그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