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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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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기준금리란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 매매 때 기준이 되는 금리로 금융기관의 예금, 대출 이자 등 여러 시장금리에 영향을 끼친다. 우리나라에서 기준금리는 한은에 설치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경제 상황을 고려해 정한다. 보통 0.25% 단위로 인상하거나 인하한다. 보통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다른 금리들도 내려가기에 경제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예컨대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대출 금리 또한 낮아진다. 그러면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많아질뿐더러 예금 금리 또한 낮기에 부동산이나 주식 등 좀 더 수익이 높은 시장으로 투자금을 옮기는 이들이 늘어난다. 이 때문에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살아나고, 기업 역시 싼값에 대출을 받아 투자를 늘릴수록 실업률도 떨어지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수입이 늘어나면 소비도 늘어나 전체적으로 경제가 살아나게 된다.

반면에 기준금리를 낮추는 정책은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금융투자자들은 금리가 높을수록 더 큰 이익을 얻는다. 만약 우리나라의 금리가 다른 나라의 금리보다 낮다면 투자자들은 경제가 안정적이면서도 금리는 높은 국가로 자본을 옮겨가려 한다. 한은이 금리 인하를 주저했던 이유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제위기를 이겨내려면 “통화·재정·구조조정의 3박자가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또한 최근 저성장 추세가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우므로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충고한다. 하지만 적극적인 재정정책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0%에 이르는 국가 채무를 더 늘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