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미군부대 담장이 6·25 전쟁 이후 66년 만에 처음 허물어졌다. 미군이 부대 부지로 사용한 일부 땅을 대구시에 2018년까지 반환하기로 하면서다. 남구청은 20일 오후 3시를 기해 국방부 측이 굴삭기를 이용해 대구시 남구 대명5동의 미군부대 담장 일부(높이 3m 길이 6m)를 없앴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대구시를 대신해 부지 반환 전 미군 부대 담장 일부를 먼저 허문 이유는 반환 부지 내 군 시설물 철거 공사를 하기 위한 것이다. 공사 관계자는 "담장이 있던 공간은 부대 시설물 철거를 위한 공사 차량용 출입구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미군은 6·25 전쟁 직후 대구시 남구 78만7000여㎡ 부지에 부대를 꾸려 지금까지 주둔하고 있다. 국방부로부터 땅을 빌려서다. 부대 주변엔 높이 3m짜리 담장이 세워져 있다. 철조망도 쳐져 있다. 1993년부터 부대 인근 주민과 대구시, 시민단체는 미군 부대 부지 반환을 요구했다. 부대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도로를 일직선으로 내지 못하는 등 불편이 있다는 이유였다. 이에 미군 측과 국방부는 2009년 부지 반환을 합의했다.
2018년 3월까지 전체 미군부대 부지 중 7만6000여㎡를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대구시는 2018년 부지가 반환되면 도서관을 짓고, 도로도 새로 만들 예정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