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엔진부품 기술 유출 일당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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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힘센엔진과 엔진 내부를 구성하는 주요 부품인 실린더헤드. [사진 부산경찰청]

현대중공업이 선박용으로 자체 개발한 ‘힘센엔진’의 실린더헤드 도면 등을 불법으로 취득해 동일 부품을 만들어 해외로 판매하려고 한 협력업체 대표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이 같은 혐의(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현대중공업 1차 협력업체 대표 한모(74)씨와 수출업자 김모(51)씨 등 7명과 법인 3곳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한씨는 2013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현대중공업 1차 협력업체 대표로 근무하면서 얻은 힘센엔진 부품 도면을 이용해 동일한 실린더헤드 부품을 만들어 자사 모델로 둔갑시킨 뒤 국내업체에 판매해 3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씨 등 6명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한씨의 업체 등을 통해 유출된 도면을 이용해 6억원 상당의 힘센엔진 실린더헤드를 제작한 뒤 국내·외에 판매하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생산과 판매를 중단했다. 범행 대상이 된 실린더헤드는 현대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힘센엔진의 연소실 내부를 구성하는 주요 부품이다. 힘센엔진은 2007년 조선분야 7대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된 국내 최초 선박용 중형 디젤엔진으로, 점유율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병수 국제범죄수사대장은 “국가핵심기술과 관련, 협력업체 관리가 전반적으로 취약했던 것으로 수사결과 확인됐다”며 “해외 유출과 추가 공범이 있는지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내부 제보를 받아 조사한 결과 이런 사실이 확인됐는데 현재까지 해외에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산업기술 유출에 따른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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