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르 마틴은 과연 누구의 지시를 받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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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의 사망자와 53명의 부상자를 낸 미국 올랜도 테러사건의 용의자인 오마르 마틴은 지난해 출소한 급진 무슬림 지도자 마커스 로버트슨(47)의 추종자였다고 미국 폭스뉴스가 12일 수사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마틴은 로버트슨이 운영하는 이슬람근본주의 지식 세미나(온라인)에 가입해 있었으며 미 연방수사국(FBI)이 로버트슨과 그의 주변 인물들을 이번 사건 직후 검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수사 당국은 확인을 거부했다.

로버트슨은 미 해병대 출신으로 1993년 세계무역센터 폭탄테러를 주도한 오말 압델 라흐만의 경호원 출신이다. 플로리다에 정착하기 전에는 뉴욕의 은행강도 집단으로 악명높았던 '알리바바와 40명의 도둑들'을 이끌기도 했다.

로버트슨은 2011년 불법무기소지 및 세금포탈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해 풀려났다. 당시 그가 교도소에서 법원으로 이동할 당시 이슬람 세력이 그를 빼돌릴 가능성에 대비해 무장 호송차량 7대가 로버트슨이 탄 차량 앞뒤를 둘러싸고 갔을 정도로 그의 이슬람 세력 내 위상은 절대적이었다.

재판과정에서 검찰 측은 "로버트슨은 워낙 위험한 인물로서 테러집단을 훈련시키고 테러에 직접 가담할 가능성이 크다"며 10년을 더 수감시킬 것을 강력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지난해 6월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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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에 따르면 로버트슨은 자신을 따르는 추종자들에게 동성애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이고 격정적으로 설파하곤 했다. 마틴이 이번 사건을 게이들이 이용하는 나이트클럽을 택한 것도 로버트슨의 지시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마틴은 사건 이틀 전에는 (집이 있는 포트피어스의) 이슬람센터 사원을 찾아 이맘(성직자)인 샤피크 라만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사원은 2014년 시리아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킨 미국인 모너 모하메드 아부살라와 마틴이 알게 된 곳이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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