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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여성호르몬 약물 복용, 부작용 걱정되나요? 소나무 추출물 드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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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더 심한 갱년기 극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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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여성에게 여름철은 이래저래 괴로운 시기다. 실내에서도 더위를 느껴 얼굴이 붉어지고 땀을 많이 흘린다. 하루 종일 부채질하느라 팔·어깨가 쉴 틈이 없다. 미래아이산부인과 류지원 원장은 “여름철 무더위는 갱년기 증상을 더 심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갱년기 증상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안면홍조·발한·가슴 두근거림·근골격 통증 등은 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유은희(대한폐경학회 상임이사) 교수는 “폐경기가 가까울수록 난소에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을 만들어내는 난포가 거의 다 없어진다”며 “여성호르몬 양이 줄어들면 뇌에서 체온 변화에 민감해지면서 쉽게 더위를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3·3·3’ 걷기, 우유·과일로 뼈 튼튼히

몸은 열을 내보내기 위해 심장 부근의 혈관부터 늘린다. 얼굴·목·가슴부터 붉어지는 이유다. 열을 빨리 식히기 위해 몸에서 땀을 낸다. 발한증은 낮보다 밤에 잘 나타나 수면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체내 여성호르몬 양이 줄면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줘 여성이 쉽게 짜증을 내거나 우울·예민해진다. 부부생활이 불편해지며 성욕도 감소한다. 피부·유방이 탄력을 잃고 소변을 질금거리거나 자주 보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골다공증 및 골절 위험이 높아진다.

갱년기 증상을 미리 막는 법은 없을까. 류지원 원장은 “젊을 때부터 갱년기 증상을 예방하는 생활습관은 없지만 갱년기 증상이 나타난 후 증상을 건강하게 이겨내는 방법은 있다”고 말했다.

우선 운동이다. 뼈를 튼튼히 만들기 위해서다. 폐경기에 접어들면 난소에서 에스트로겐 같은 여성호르몬이 더 이상 분비되지 않는다. 에스트로겐이 분비되지 않으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지 못해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1주일에 세 번, 한 번에 30분, 평소보다 30% 강하게 하는 ‘3·3·3’ 걷기 운동이 추천된다.

우유, 치즈, 미역, 뼈째 먹는 생선과 과일, 견과류를 챙겨 먹는 것도 좋다. 이 식품엔 뼈를 튼튼히 하는 칼슘·비타민D 같은 영양소가 풍부하다. 살찌지 않게 몸을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살이 많이 찌면 안면홍조나 발한 같은 갱년기 증상을 견디기 힘들다. 피부(지방)가 두꺼워 몸속 열이 밖으로 잘 배출되지 못해서다.

에스트로겐을 보충하는 방법도 있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담은 승마·아마씨는 안면홍조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대두의 이소플라본은 에스트로겐이 유방을 자극하는 확률을 낮춰 유방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성호르몬을 약물로 투여하면 갱년기 증상을 빠르게 완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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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해송서 뽑은 피크노제놀
갱년기 증상 완화 효과 입증
한국 등 80여 개국서 사용 승인

류 원장은 “갱년기 증상이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하거나 수면장애를 유발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면 여성호르몬 약물요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보통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을 같이 복용할 수 있다. 에스트로겐이 자궁내막을 두껍게 만드는 것을 프로게스테론이 막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게스테론에 부작용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최근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도훈 교수팀이 폐경 여성 2286명을 분석했더니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병용요법을 받은 폐경 여성은 15.9%가 우울증으로 진단을 받았다. 이 요법을 받지 않는 여성의 우울증 진단율은 7.3%에 그쳤다. 2002년 미국 국립보건원 여성건강계획(WHI)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병용요법을 5년 이상 시행한 여성의 유방암 위험이 26%, 심혈관 질환 위험이 29% 각각 늘었다고 발표했다.

식약처, 하루 60~200㎎ 복용 권장

체내 여성호르몬 양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갱년기 증상을 완화해 주는 식물 원료가 있다. 프랑스 남서부 가스코뉴 지방 해안가에 펼쳐진 랑드(Landes) 숲의 소나무에서 추출되는 피크노제놀이다. 2013년 일본 가나자와 의대 다카푸미 고하마 박사팀은 폐경기 여성 15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아침·저녁에 진짜 피크노제놀과 가짜 약을 30㎎씩 먹게 했다. 3개월 후 진짜 피크노제놀을 먹은 실험군은 안면홍조가 35.1% 개선되고 갱년기 여러 증상을 점수화한 쿠퍼만 지수는 56%나 낮아졌다. 가짜 약을 먹은 대조군은 각 28.6%, 38%만 줄었다. 류 원장은 “호르몬요법이 부담스럽거나 유방암, 간부전증, 담낭 질환, 혈관색전증이 있어 호르몬요법을 사용할 수 없을 때 피크노제놀을 먹으면 갱년기 증상을 안전하게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피크노제놀은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갱년기 증상을 개선하고 항산화력을 높이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1월 피크노제놀에 대해 ‘하루 60~200㎎ 먹으면 갱년기 여성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건강기능식품의 원료(개별인정원료)로 쓸 수 있다고 승인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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