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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正道 벗어나" 날세운 檢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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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수사에 정치적 고려는 절대 없다" "정치권 행태에 서글프기까지 하다"-.

민주당 정대철 대표에 대한 소환 문제를 두고 검찰 핵심 관계자들은 전날에 이어 15일에도 강한 톤으로 원칙 수사를 강조했다.

송광수 검찰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만난 기자들에게 "수사가 정치권 영향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하면서 "이번 수사는 검찰이 수사적 견지에서 하는 것으로 정치권 논의는 국회에서 하면 된다"고도 했다.

민주당 이상수 사무총장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지 않은 사실도 숨기지 않았다. 宋총장은 "어제(14일) 오전 사무총장이 전화를 해왔으나 월요일 정기 간부회의 도중이어서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지검이 鄭대표에 대한 소환 계획을 발표한 이후인 오후 늦게서야 李총장에게 응답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검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여당 대표의 개인 형사사건에 사무총장이 전화를 걸어 소환 일정을 상의하려 한 것 자체가 수사 압력"이라며 "민주당이 정도에서 벗어났다"고 비판했다.

굿모닝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지검 수사팀은 더욱 강한 어조로 '법대로' 수사를 강조했다.

서울지검은 鄭대표에게 16일 오후 2시까지 출석하도록 이날 통보했다. 하지만 이는 검찰이 한발 물러섰다기보다는 최대한 예우를 갖추겠다는 제스처로 보여, 사법처리 계획에는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자진 출두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수사 실무책임자인 채동욱 특수2부장검사는 언론 브리핑에서 鄭대표의 소환 불응에 대한 대책을 묻자 "최후 통첩했다. 이제는 일반 형사사건처럼 처리하겠다"면서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鄭대표 사법처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검찰은 소환에 응하지 않은 鄭대표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해 국회 동의를 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수사팀은 일단 鄭대표를 소환하면 확보한 증거와 정황 등을 바탕으로 사법처리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렬씨 검거 후 불과 10여일 만에 鄭대표 측에 소환 통보하는 등의 속전속결로 이어진 수사 과정만 봐도 짐작된다.

蔡부장검사는 여권 일부에서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다' '표적 수사' 등을 거론한 데 대해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얘기로 서글프기까지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달 18일 尹씨 집 압수수색 이후 지금까지의 수사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수사 내용에 대해 함구해 왔던 지금까지의 모습과 사뭇 달랐다. 이는 정치권이 들먹이는 음모론이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알려, 앞으로의 수사에서 부담을 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蔡부장검사는 브리핑을 마치면서 "지금 (정치권의) 영향을 받는다면 우리가 죽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모든 것은 원칙에 따라 수사할 것"이라며 결연한 자세를 보였다.

강주안.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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