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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부|우리나라 최초의 피부관리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몇해 전까지만 해도 생소하던 직업인 피부관리사를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윤영부씨 (34). 『피부미용이라면 얼핏 마사지사를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과학적 이론과 기구를 갖춘 피부미용 전문가가 바로 피부관리사』라고 윤씨는 설명한다.
종래의 마사지로는 겉보기에만 피부가 부드럽고 반질거리게 되지만 피부관리사는 피부의 특성에 따라 필요한 성분들을 피부 깊숙이 침투시켜 새 세포를 재생시킴으로써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를 가꿔 준다는 것.
서독에서 간호학을 공부하던 윤씨가 피부관리사를 양성하는 전문학교에 입학한 것은 그 자신이 피부관리의 중요성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얼굴에 이것 저것 돋아서 찾아 갔던 피부과 의사가 치료를 끝낼 무렵 피부관리사를 찾아가 보라고 권했는데 과연 얼굴피부가 놀랍도록 곱고 건강해지더라는 것이다.
뒤셀도르프에서 피부관리 전문학교와 화장전문학교를 마친 그가 직접 피부관리소를 경영하다 귀국한 것은 지난 80년. 그 당시 모두들 낯설어 하던 「피부관리사」라는 직업이 특히 여성들에게 유망한 전문직종으로 각광 받게 된 것은 그가 서울YWCA 근로여성회관에서 피부관리사 양성훈련을 맡으면서부터다.
그동안 이론 6개월, 실습1개월의 훈련과정을 거쳐 배출된 피부관리사는 약2백명. 그들이 개업한 40개정도의 피부관리소가 성황을 이루자 1∼3개월의 속성과정으로 피부관리사를 길러내는 학원들이 수없이 생겨났다.
윤씨는 『피부관리사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전문직종』이라며『머리손질과는 달라서 자칫 실수로 피부를 망쳐 놓으면 원래대로 회복되기 힘든만큼 인체해부학·생리학등 보다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거쳐 자격증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피부관리소 운영 모델을 제시하고 자신이 교육시킨 피부관리사들을 실습시키기 위해 82년 개업했다는 그의 피부관리소 고객은 20대 미혼여성에서 환갑 지난 노인까지 각양각색.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와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생긴 가정주부가 제일 많은데 남성들은 종종 전화를 걸어 상당한 관심을 보이면서도 막상 찾아오지는 않는다고 한다.
또 피부상태를 정밀측정한뒤 필요한 영양분과 수분을 공급하고 각자에 맞는 화장으로 마무리짓기까지 1시간30분남짓 걸리므로 하루 10명이내의 고객만 예약받는데 월수입은 50만∼80만원 정도라고 밝혔다.
『서양식 피부관리법에 우리의 지압법을 가미했더니 외국인들이 너무 좋아하더라』는 윤씨는 『유난히 섬세한 손길을 가진 한국 여성들이 체계적인 전문교육만 받으면 해외로도 진출할만한 유망직종』이라고 장담한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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