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O] 추모 문화 /나도 그를 위해 '포스트잇'을 붙였습니다
#1
즉석밥, 미역국, 케이크, 그리고 포스트잇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물건들이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 놓였습니다
사진설명: 2016년 5월 31일
#2
2016년 5월 28일, 작업중이던 정비업체 직원 김모씨가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진 현장입니다
사진설명: 사고 현장[뉴시스]
#3
19살의 김씨가 밥도 거르고 일할 만큼 열심히 살아온 청년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추모 발걸음이 이어졌는데요
사진설명: 숨진 김모씨가 사고 당시 지니고 있던 물품
#4
사람들이 사고 현장에 남긴 건 형형색색 포스트잇에 쓴 ‘손편지’
‘그곳에서는 컵라면 말고 따뜻한 밥 챙겨 드세요’
‘죽도록 노력해도 청년들이 죽음으로 몰리는 사회’
사진설명: 2016년 6월 1일
#5
포스트잇은 '강남역 살인사건' 때부터
추모의 도구로 자리잡았습니다
사진설명: 2016년 5월 23일, 강남역 10번 출구
#6
‘추모(追慕)’ 죽은 이를 기리며 생각하다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9
2003년 192명이 사망한 ‘대구지하철 방화 사건’ 은 검게 그을린 벽에
직접 글을 써 희생자들을 추모했습니다
사진설명: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 현장
#10
“그 날을 잊지 말자”
이 벽은 ‘기억의 공간(통곡의 벽)’으로 불리며 보존돼 유족을 위로하고
시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공간이 됐습니다
사진설명: 2013년 2월 11일, 대구 중앙로역 통곡의 벽
#11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는 ‘노란 리본’이 대한민국 곳곳에 달렸습니다
노란 리본은 미국에서 전쟁에 나간 군인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며
나무에 묶어둔 데서 유래된 추모 방식
사진설명: 2012년 5월 25일, 서울도서관 ‘4·16 세월호 참사 기억, 별이 되다’ 전시장의 노란 리본
#12
SNS 공간에서도 추모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프로필 사진을 노란 리본으로 바꾸거나
노란 리본 이미지를 게시하고 공유하며 슬픔을 나눴죠
사진설명: 2014년 4월 23일, SNS로 확산된 노란리본
#13
이제 사람들은 작은 종이에 손편지를 적어 슬픔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댓글을 쓰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진설명: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 포스트잇들
#14
“마이너리티(minority)들의 공감과 울분이 포스트잇으로 현실에서 극적으로 표출됐다”
전문가들은 이 추모 문화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진설명: 2016년 5월 31일, 구의역 추모 현장
#15
"‘나 역시 희생자가 될 수도 있었다’ 는 현실에 대한 불안과 불만이
정서적이고, 직관적인 ‘포스트잇’으로 표현됐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사진설명: 2016년 6월 1일, 구의역 추모 현장
#16
디지털 시대에서도 아날로그의 힘은 빛을 발했습니다
서울메트로는 정비 인력을 늘리고 작업 정보를 공유하는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고
사진설명: 2016년 6월 1일, 재발 방지 대책 발표하는 정수영 서울메트로 사장 직무대행 겸 안전관리본부장
#17
시민들은 추모가 일상이 된 슬픈 현실에서 공감으로 하나가 됐습니다
작은 종이 한 장이 만든 추모 물결이 대한민국을 뒤덮었습니다
사진설명: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추모
#18
사연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달라진 추모 메시지 전달법
이제 슬픔을 나눠야 하는 일은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설명: 2016년 5월 19일, 강남역 살인 사건 추모 현장
취재.구성 이근아/ 디자인 주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