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20대 국회가 시작되면서 낙천ㆍ낙선거사들의 정치적 ‘겨울나기’도 본격화됐다. 21대 총선까지 4년, 짧게는 내년 4월 재ㆍ보선까지 11개월 간이다. 총선 참패로 현직 의원들의 탈락이 많았던 새누리당 전직 의원들의 ‘겨울나기법'을 들여다봤다.
①DJ유형=해외 유학은 정치인들이 택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정치적 탄압 등을 이유로 미국ㆍ일본 등지로 유학을 떠났던 김대중(DJ) 전 대통령 모델이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태호 전 의원은 다음달 15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스탠퍼드대학 아시아ㆍ태평양연구소의 방문교수로 지낼 예정이다. 김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중국과 일본, 미국과의 관계를 깊이 고민하는 분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지혜를 좀 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당 부산시당위원장인 박민식 전 의원도 미국 연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핵심이자 중국통(通)인 김재원 전 의원은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외교학원의 방문학자로 초빙돼 지난 24일 출국했다. 중국외교학원은 1955년 당시 총리였던 저우언라이(周恩來)의 지시로 설립된 중국 외교부 산하의 교육기관이다. 김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여름이 가고 찬바람이 불면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겼다.
②강용석유형=여의도를 떠난 정치인들의 또 다른 선택지는 ‘종편(종합편성채널)행(行)’이다. 시사프로그램이 많은 종편에서는 정치적 경험이 많고 입담이 좋은 정치인들이 설 자리가 많다. JTBC ‘썰전’ 등을 통해 ‘종편스타’로 거듭났던 강용석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19대 국회에서 국방위원장을 지낸 정두언 전 의원은 TV조선의 시사프로그램 ‘이것이 정치다’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 있다. 국민의당 소속으로 광주 북구갑에 출마했다가 낙천한 김유정 전 의원이 공동 진행 맡았다. 새누리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경남 밀양ㆍ의령ㆍ함안ㆍ창녕에 출마했다가 떨어진 조해진 전 의원도 JTBC 뉴스현장 고정 패널 등으로 출연하고 있다. 송영선ㆍ안형환ㆍ이두아ㆍ정옥임 전 의원 등도 종편에 출연하면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③본업복귀형=변호사·의사 등 자격증이 있는 의원들은 본업에 복귀한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지낸 황우여 전 의원은 다음달 지역구인 인천에 변호사 사무실을 낼 예정이다. 용인대 석좌교수로도 강단에 선다.
이인제 전 의원도 법무법인 아주대륙의 고문변호사로 갈 예정이다. 이 전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나의 공인생활도 28년 만에 막을 내린다. 영광과 오욕이 점철된 시간이었다. 이제 야인으로 돌아가지만, 국난을 극복하고 통일시대를 여는 소명에 헌신할 각오다”고 밝혔다.
의사 출신인 신의진 전 의원도 이전 직장인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의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로 돌아갈 예정이다.
박유미ㆍ김경희 기자 yumi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