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스모그 세금’ 물린다…하루 최대 9000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대기오염 문제로 골치를 앓는 중국 베이징시가 대기 질 개선을 위해 출퇴근 시간에 베이징 도심에 진입하는 차량의 운전자들에게 ‘스모그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베이징 환경보호국과 교통위원회는 최근 베이징 정치협상회의가 개최한 ‘스모그 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확인했다고 중국 온라인매체 펑파이(彭湃)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출퇴근 때 도심 진입 차량 대상

마오바오화(毛保華) 중국 종합교통연구센터 주임은 “베이징 도심 진입 부담금은 하루 20~50위안(3600~9040원) 수준이 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매일 베이징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의 경우 한 달에 11만~28만원을 물 수 있다. 중국의 지난해 최저임금이 월 1564위안(28만원)이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연 8000달러(920만원)라는 걸 감안하면 적지 않은 부담이다.

베이징시가 강경 조치에 나선 이유는 출퇴근 시간대 베이징 시내의 차량 운행 속도가 시속 22.6㎞에 불과할 정도로 교통 혼잡이 심하고, 이것이 스모그 문제를 악화시킨다고 봤기 때문이다. 자동차 배기가스는 석탄, 건설 분진과 더불어 베이징 스모그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베이징 당국은 유사한 제도를 시행 중인 영국 런던과 싱가포르 등의 사례를 참고할 방침이다. 런던은 시행 초기인 2003년 교통혼잡세 명목으로 하루 5파운드를 물리다가 현재 10파운드(1만7400원)로 올렸다. 이 제도 시행 이후 런던 도심에 진입하는 차량이 30% 줄었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 싱가포르는 차량 운행 횟수에 따라 요금을 부과한다. 버스 등 대중교통은 징수하지 않는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