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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한우’ 유전자의 힘, 갓 태어난 송아지도 40㎏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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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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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한우 유전자를 물려받은 암소가 지난달 29일 출산한 송아지(출산 당시 43㎏·왼쪽)와 일반 암소가 20일 출산한 송아지(출산 당시 23㎏). [사진 박진호 기자]

“이 소들이 1.4t ‘수퍼 한우’의 후손들이예요. 송아지를 낳았다 하면 대부분 40㎏이 넘어요.”

1.4t 기록한 수컷 후손 혈통 관리
일반 소보다 200~300㎏ 더 나가

올 들어 40㎏이 넘는 ‘수퍼 송아지’가 4마리나 태어난 축산 농가가 있다. 강원 평창군 봉평면 곽동근(52)씨 농가 얘기다. 이 농가에선 지난달 29일 43㎏에 달하는 송아지가, 같은 달 18일과 3일 그리고 지난 3월 20일 각각 41㎏의 송아지가 태어났다.

지난 26일 찾은 곽씨의 축사 울타리 안에서는 송아지 2마리가 어미 소 사이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이들 송아지 귀에는 태어난 날짜를 알 수 있는 노란색 인식표가 붙어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출생일이 4월 20일이라고 적힌 인식표를 단 송아지가 4월 29일에 태어난 송아지보다 눈에 띄게 작았다.

곽씨는 “먼저(20일) 태어난 송아지는 일반 암소가, 늦게(29일) 태어난 송아지는 ‘수퍼 한우’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암소가 낳은 송아지”라며 “9일 뒤에 태어났지만 몸무게는 20㎏이나 더 나간다”고 말했다.

곽씨 농가에서 잇따라 ‘수퍼 송아지’가 태어나는 건 15년 전 이웃의 한 지인에게 산 송아지때문이다. 당시 축산농가를 돌며 소독 일을 담당했던 곽씨는 한 지인의 집에서 뼈가 굵고, 몸매가 잘 빠진 수송아지를 발견했다. 곽씨는 당시 태어난 지 4개월가량 된 이 송아지를 시세보다 50만원이나 더 비싼 250만원을 주고 집으로 데려왔다. 이 후 이 송아지는 30개월가량 됐을 때 무게만 1.4t에 달하는 ‘수퍼 한우’가 됐다.

곽씨는 이 소를 5년간 키우며 혈통 관리를 해왔다. 그래서인지 곽씨가 키우는 소들은 대부분 일반 소보다 200~300㎏이 더 나간다. 현재 곽씨가 키우는 120마리의 소 중 수퍼한우의 후손은 30마리로 30개월 넘은 소들은 대부분 800㎏을 넘는다.

권윤관 평창영월정선축협 봉평지점 대리는 “이 농가의 암소들은 평창에 있는 소중에서도 굉장히 큰 편”이라며 “지난해 여름엔 50㎏ 가까운 송아지를 낳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20일에는 어미 소가 41㎏ 크기의 송아지를 낳지 못해 곽씨 등 성인 3명이 송아지의 다리를 당겨 빼내기도 했다.

국립축산과학원 가축계량평가과 최태정 박사는 “보통 한우농가들이 2번 정도 출산을 하면 비육해 팔지만 곽씨 농가와 같이 혈통이 좋은 소들은 5~6마리의 송아지를 낳게 하는 등 유전적인 능력이 후대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창=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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