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농구 스타 하미숙 선수자격 박탈|"교권 횡포냐-당연한 징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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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여고농구스타 하미숙(삼천포여종고)의 선수자격박탈이 도를 넘어선 교육자로서의 횡포인가, 아니면 진학 또는 취업지도를 거부하는 학생에 대한 응분의 징계인가를두고 체육계는 물론 교육계에서도 심각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하의 이번 선수자격박탈조치는 졸업후 진로문제와 연관, 소속학교장이 선수생명을 중단시킨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오죽했으면 학교에서 도저히 상식적으로는 생각할수도 없는 처벌을 내렸을 것인가를 우선해서 고려, 등록취소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선수측과 학교측중 어느쪽에 정말 문제가 있는 것인가는 추후 조사를 해보아야 할것이다』(농구협회김영기이사) 『나이어린 선수를 데려다가 운동을 시키려고 했던 사람의 입장에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되풀이되는 스카우트싸움의 악순환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벌백계라는 선례가 필요했을 것이다. 학교측의 심정에 충분히 이해가 간다』(코오롱측 정주현농구부장) 『선수가 황금에 눈이 멀었다고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생각이다. 보다 나은 여건에서 운동을 하고싶은것은 개인의 당연하고 자유로운 권리다. 소속학교의 의사를 따르지 않는다고 선수자격박탈과함께 등록을 취소한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명백히 규명할 생각이다. (현대측 유병하농구부장) 『선수를 마치 상품으로 취급하는 학교측말을 듣지 않는다고해서 선수자격을 박탈한 처사는 교육자로서 있을수없는 일이다. 누가 잘못했는지를 꼭 밝히고야 말겠다. 학교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준비중이다.』(하선수아버지 하태정씨)
한편 체육계의 일반적인 여론은 이같은 선례로 인해「선수자격박탈 및 등록취소신청권」이 학교당국에 의해 악용될수도 있다는 커다란 제도상의 허점을 낳게 되었으며 체육부가 이같은 말썽을 없애기위해 마련한 선수선발 규정도 사문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선수 선발규정은 취업과 진학에 관해 선수본인의 의사에 최종적인 우선권을 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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