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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즐기기 ② 족자카르타에도 한류가? 한국 사람들에 대한 인식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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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Djokjakrta)는 인구 50만의 도시다. 작지만 옹골차다. 자바섬의 문화 유산과 전통이 잘 추스러져 있다. 북에는 므라피 화산이 탄탄한 어깨를 지닌 남정네처럼 버티고 있고, 남에는 빠랑뜨리띠스(Parangtritis)를 비롯한 해변들이 맵시 좋게 펼쳐져 있다.족자카르타의 공식 명칭은 요그야카르타(Yogyakarta). 족자카르타는 옛 표기대로 부르는 이름이다. 줄여서 '족자'라고도 한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를 이용하면 1시간, 기차를 타면 8시간 정도 걸린다.

일부 무슬림은 배척 성향이 강하다. 자신들의 문화가 아니면 인정사정 없다. 분탕질을 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더불어 문화를 추구한다. 그만큼 유산이 잘 보존돼 있다. 하여 우리는 그 온전한 유산들을, 오감을 동원하며 즐길 수 있게 됐다.

# 세계문화유산 보로부두르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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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의 절'이라는 뜻의 보로부두르(Borobudur) 사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8세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보로부두르 사원은 12세기에 버려진 뒤 1814년 자바 지사 스탬포드 래플스 경이 다시 발견해낼 때까지 화산재 속에 묻혀  있었다. 현지인들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고 일컫는다. 족자카르타 시내에서 1시간 정도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사원 벽면에는 부처의 모습이 각양각색, 오미조밀하게 새겨져 있다. 거기서 부처의 가르침과 이야기가 튀어나오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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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의 높이는 약 31.5미터. 계단형 피라미드다. 종아리 터질 듯, 그 700개의 계단을 올랐다. 시큼한 땀을 흘리고 나면 눈으로 단맛을 만끽할 수 있다. 꼭대기에 72개의 종 모양 탑(스투파)가 있는데, 그 안에 불상이 앉아 있다. 미소를 머금고 있다. 염화미소(拈花微笑)일까. 석가모니의 제자 가섭처럼, 나도 미소를 만들어냈다.

히잡을 두른 이슬람 여성부터 교복을 입은 현지 학생들까지, 이곳은 다양한 관광객들로 붐빈다. 학생들을 보니 경주를 찾는 한국 학생들이 떠올랐다. 몇몇 학생들은 한국 관광객을 발견하자 흥분하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태양의 후예' 덕이다.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얻자 덩달아 한국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고 한다. 관광객들 뒤로 멀리 므라피 화산이 보였다.

# 지프 타고 가는 므라피 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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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환태평양 불의 고리(Ring of Fire)에 위치해 활화산이 많다. 족자카르타에서 북쪽으로 30km 떨어진 곳에도 활화산인 메라피(Merapi)산이 있다. 므라피산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불의 산'이라는 뜻이다. 2010년 대폭발로 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35만 명이 살림살이 팽개치고 몸을 피했다.

므라피산은 지프(Jeep)차를 통해 올라갈 수 있다. 화산 잔해물이 많아 길이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일반 차량으로는 어림도 없다. 행여, 걸어서 올라간다는 건 꿈도 꿀 수 없다. 지프 투어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주변 경관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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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차를 타고 가면서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반은 긴장, 반은 설렘. 산 중턱에 오르면 화산 폭발로 인한 참상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화산재로 뒤덮인 주인 잃은 그릇과 수저, 자전거…. 긴박했던 당시 구조 현장 사진들을 보니 가슴이 미어졌다. 자욱한 유황 연기가 그 가슴으로 파고 들어왔다. 이곳에 대피소가 있었지만 지난 폭발 때 용암이 들이닥친 이후 관광장소로 탈바꿈했다고 한다.

# 귀족 마차로 현지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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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자카르타에서는 마차(Andong) 투어로 현지인들의 삶을 경험할 수도 있다. 현지인들의 삶은 매우 소박하고 정겹다. 우리가 손을 흔들고 인사하면 밝은 웃음으로 맞아줬다. 어린 아이들은 마차가 신기한 듯 뒤에서 따라왔다.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우리는 도자기 마을인 까랑안야르(Karanganyar)와 클리프 마을을 찾았다. 까랑안야르는 마차투어로 만날 수 있는 대표적 관광지다. 이곳 마을 사람들은 농사 외에도 수익을 높이기 위해 도자기를 만든다. 체험장에서는 도자기를 직접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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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프 마을에서는 인도네시아 전통 두부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두부를 직접 만들고 판매하기도 한다. 두부를 만드는 모습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콩에 물을 불려 만든다. 파블로프의 실험처럼, 막걸리에 김치가 갑자기 떠올랐다.

이 밖에도 족자카르타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프람바난(Prambanan) 힌두사원과 왕족들이 살았던 술탄 왕궁이 있다. 족자카르타로부터 60km 떨어진 구아삔둘동굴(Pindul cave tubing)도 가볼만 하다. 큰 튜브에 누운 후 물길을 따라 강 지하 동굴을 탐험할 수 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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