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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울산바위서 남녀 백골시신 2구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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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울산바위 전망대 인근에서 남녀 백골 시신 2구가 발견됐다.

20일 강원 고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4시 30분쯤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울산바위 정상 동남쪽 30m 절벽 아래에서 설악산국립공원관리단 직원 임모(47)씨가 시신을 발견했다. 백골 시신은 경사지에 비스듬히 누운 상태였고 일부분이 흙에 덮였다. 임 씨는 암벽길을 점검 중이었다.

경찰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백골 시신의 부패 상태로 볼 때 최소 1년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해다. 여자는 검은색 가죽재질의 외투와 니트, 검정 계통의 면바지를 착용했다. '효도 신발'을 신은 것으로 볼 때 최소 50대 후반으로 추정됐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는 셔츠와 청바지·캐주얼 구두를 신었다. 경찰은 늦가을 복장이고 연령대 등으로 볼 때 모자(母子) 사이로 추정한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다. 설악산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들도 밧줄을 이용해 이동할 정도다. 이 때문에 경찰은 추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발견 지점도 울산바위 전망대에서 수직으로 30m 절벽 아래다. 울산바위 탐방객의 등산용품과 카메라 등이 떨어진 낙하지점과도 어느 정도 일치한다.

경찰은 이들이 등산복이 아닌 평상복 차림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평상복 차림으로 울산바위에 오르는 등산객은 드물기 때문이다. 울산바위는 일반인의 걸음으로 1시간 남짓 소요된다. 가파른 철제계단을 통하는 기존 탐방로가 폐쇄되고 2012년 11월 우회 탐방로가 개설된 이후 울산바위로 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울산바위 전망대 주변에 1.5m 높이의 철제 난간이 설치돼 있어서 실족 등 사고 가능성도 작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가출인이나 미귀가자 파악도 병행하고 있다. 백골 시신인 탓에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박진호 기자 park.jh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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