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월급제」에 부작용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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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택시운전사의 월급제가 서울에서 시행 된지 한 달이 지났으나 「보다 안전하고 친절한 택시를 시민들이 탈수 있게 한다」는 월급제시행의 근본취지와는 반대로 택시의 난폭 과속운전·합승·승차거부 등 부조리가 오히려 심해져 시민들만 불안해졌다.
이는 완전월급제란 이름으로 체결된 새 임금협정이 생활급에 못 미치는 기본급을 책정해 운전사들이 종전보다 몫이 40%나 줄어든 성과급을 더 많이 받아 종전수준이상 생활급을 벌려는 데서 빚어지는 것으로 일부 택시회사에서는 기름 값·세차비 등을 운전사들에게 떠넘기는 등 월급제를 변태운영해 이를 부채질하는 실정이다.
◇과속운행=「월급제」시행이후 택시 1일 주행거리가 전체적으로 늘어났다.
종전 5백∼5백30㎞ 운행하던 것이 요즘은 5백50∼5백70㎞까지 무리한 운행을 하고있다. 그만큼 과속·난폭 운전을 하게된 것.
이처럼 무리한 운행을 하게된 것은 정해진 시간 내에 기준 액(26일 근무 월 88만4천 원,1일3만4천 원 꼴)을 채우고 더 벌어 성과급을 받기 위한 것으로 Y우수 운전사 김국봉씨(34) 는『운전사들끼리는 종전의 「총알택시」가 요즘은 「미사일택시」가 됐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본급 (26일 때 26만9천 원)만으론 생활이 안되니 어쩔 수 없다』고 했다.
◇합승=완전월급제와 함께 수입금 전액입금이 의무화되면서 운전사들은 자신의 점심값·담배 값·음료수 값 등 운행경비를 미터기에 나타나지 않는 합승으로 조달하는 것이 예사.
운전사 들은 손님의 양해를 구하기는 하나 더러는 손님의 양해도 없이 합승을 해 합승단속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양상마저 보이고있다.
D기업 운전사 하원희씨(42)는『월급 중에 승무수당이 하루 1천4백40원씩 계산되어 있으나 이는 점심값도 안 된다. 보통 차를 타면 하루 4천 원 이상 경비를 쓰게되는데 이 돈은 합승으로 조달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하고 있다.
◇승차거부=2교대 근무에 따라 하오2∼4시 사이 교대시간에는 차고지가 아닌 방향으로는 운행을 거부하는 바람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거나 시비를 벌이는 일이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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