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때 항공료 비싸 귀향 주저…저비용항공 꿈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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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의 젊은이들이 유례없는 구직난과 극심한 경쟁에 시달리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실패를 두려워 말고, 계속 꿈을 꾸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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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믿을 수 없는 것을 믿고, 불가능한 것을 꿈꾸고, 절대 안된다고 대답하지 말자는 3개의 좌우명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꿈을 이루는 데는 지름길이 없다”고 조언했다.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회장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 일궈
“구직난·경쟁 시달리는 한국 청년들
실패 두려워 말고 불가능에 도전을”

아시아 최대의 저비용항공사를 일군 에어아시아 그룹의 토니 페르난데스(52) 회장이 한국 청년들에게 전한 메시지다. 그는 지난 17일 서강대학교에서 20~30대 청년 약 400명을 대상으로 전 축구국가대표 박지성과 함께 토크 콘서트를 가졌다. 이에 앞서 그를 단독으로 만났다.

토크 콘서트를 열게 된 계기는.
“에어아시아 홍보대사인 박지성이 먼저 제안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한국 청년들이 처한 상황을 알고 있는지.
“그동안 한국의 많은 청년들이 e메일과 SNS를 통해 접촉해왔다. 취업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탁월한 분야가 많다 보니, 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사는 것 같다.”
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
“좌우명이 3개 있다. ‘믿을 수 없는 것을 믿고(Believe the unbelievable)’, ‘불가능한 것을 꿈꾸고(Dream the impossible)’, ‘절대 안된다고 대답하지 말자(Never take ‘No’ for an answer)’이다. 에어아시아를 설립한 것도 영국 유학 시절, 품었던 꿈을 포기하지 않은 덕이다. 당시 항공료가 너무 비싸 고향에 갈 엄두를 못 냈다. 저비용항공사를 설립해 누구나 비행기를 탈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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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강대학교에서 에어아시아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과 전 축구 국가대표 박지성이 토크 콘서트를 가졌다. [사진 에어아시아]

페르난데스 회장은 인도 고아에서 태어났고, 국적은 말레이시아다. 2001년 말레이시아 국영기업이 운영하던 항공사를 인수했다. 비행기 2대를 받고, 부채 4000만 링깃(약 120억원)을 떠안았다. 이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에어아시아는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6년 현재 에어아시아는 항공기 202대로 아시아·태평양 100여 개 도시를 취항한다.

조금 더 피부에 와닿는 조언을 한다면. 독특한 습관은 없나.
“샤워를 하면서도 계속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릴 정도로 늘 많은 생각을 하고 사람들과 끊임없이 대화한다. 그리고 메모한다. 꿈을 이루는 데는 지름길이 없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하면 좋은 경험으로 삼으면 된다. 나도 많은 실패를 했다. 포뮬러원(F1) 팀을 만들었다가 성적이 저조해 매각했고, 구단주로 있는 영국 프로축구팀 퀸스파크 레인저스는 2부 리그를 전전하고 있다.”
꿈만 꾼다고 성공하는 건 아니다.
“물론이다. 학생은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배울 수 있어야 하고, 기업은 젊은이들이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 영국 엡솜칼리지의 말레이시아 캠퍼스를 설립한 이유다. 에어아시아는 회사 안에서도 직원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준다. 한국인 승무원 중 조종사를 희망해 교육을 받고 있는 경우도 있다. 올해 처음 한국 청년을 대상으로 인턴십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글·사진=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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