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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가 세상을 바꾼다" 어린이 개발자 키우는 구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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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오전 구글 본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인근의 원형극장 ‘쇼어라인 엠피씨어터’. 올해로 10회째 맞은 구글 개발자 대회 ‘구글 I/O’가 18일부터 개최될 이곳에 캘리포니아주 초등ㆍ중학생 120명이 모여들었다.이들은 구글이 개최한 청소년 개발자대회 ‘유스(Youth)I/O’의 참가자들. 올해로 세 번째인 유스I/O는 ‘나만의 몬스터 만들기(Make your own Monster)’라는 주제로 17일 하루종일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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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한 어린이들은 골판지 상자와 스티커로 몬스터를 디자인하는 간단한 작업부터 컴퓨터 코딩(coding)으로 몬스터를 움직이게 하기, 어린이용 코딩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인 ‘스크래치 블록’으로 몬스터를 위한 춤 안무 짜기, 3D프린터로 몬스터를 위한 자동차 만들기, 몬스터가 출연하는 간단한 영화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구글은 이날 MIT 미디어랩과 함께 기존 PC기반 소프트웨어였던 스크래치의 모바일 버전 ‘스크래치 블록’을 새로 개발했다고 공개했다. 스크래치 레고 블록을 활용해 어린이들이 손쉽게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다. 구글은 아이들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는 도구를 어린이들에게 제공해주면 아이들이 단순한 소비자에 그치지 않고, 테크놀로지를 적극 활용하는 제작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스 I/O 참가자들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테크놀러지 교육에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나 저소득층 가정의 어린이들이 우선적으로 선발됐다.

오전 9시 45분, 행사가 시작되자 앳된 얼굴의 여학생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그는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인 아니카 치얼라. 지난해 구글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개최한 과학대회(사이언스 페어) 우승자다. 여자 어린이들의 눈이 반짝반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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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후, 중년의 여성이 무대에 올랐다. 파브니 디완지 구글 엔지니어링 부사장. 그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지만 그땐 왜 그런지 이해를 못하고 게임만 했었다”며 웃었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세 가지 C를 잊지말라고 강조했다.

“왜 그런지 궁금해 하세요(Be curious). 무엇 때문인지 이유를 꼭 물어보라는 거죠. 그리고 여러분, 창의적인 사람이 되세요(Be creative). 무엇이든 자기만의 것을 직접 만들고 직접 해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을 잊지마세요(Be collaborative). 여러분 주변에 함께할 사람들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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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괴짜 기업가 한 명이 무대에 올랐다. 기술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투 빗 서커스’의 창업자 브렌트 부쉬넬. 그는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소셜 오락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온몸에 뭔가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어린시절 사진을 가리키며 "나는 너드(nerd)였어요. 여기엔 너드가 몇명이나 되나 어디 봅시다"고 말했다.

“여러분, 너드가 컴퓨터 앞에만 죽치고 앉아있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아닙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사실 너드였어요. 역사상 요즘처럼 너드가 최고로 대접받을 때가 없었습니다. 너드가 되세요.”

*너드(nerd)=과학기술ㆍ컴퓨터 등에 빠져사는 괴짜ㆍ비주류를 일컫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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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이 끝난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유스I/O. 몬스터 메이커(Monster Maker)가 된 어린이들. 스티커와 골판지 종이로 로봇 형태의 몬스터를 디자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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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과 구글이 공동개발한 ‘스크래치 블록’. 스크래치 블록은 이날 처음 공개됐다. 어린이들은 스크래치 블록으로 몬스터에게 춤추는 법을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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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를 위한 이동수단(Monster Mobile)을 만드는 데 몰린 어린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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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교사인 아버지 리치 레러와 아들 맥스가 3D프린터를 활용해 만든 의수 제작 프로젝트를 어린이들에게 소개했다. 레러는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오른손가락이 없는 맥스를 위한 의수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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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영화를 위한 스토리텔링 코너에 몰려든 어린이들.

툰타스틱(Toontastic)이라는 앱을 사용해 몬스터의 이야기를 카툰(만화)으로 보여줬다. 툰타스틱은 아이들이 스스로 만든 카툰을 전세계 친구들 및 가족들과 함께 재생할 수 있도록 해주는 스토리텔링 어플이다. 인형극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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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틴뷰(캘리포니아)=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사진=구글·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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