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9)뇌출혈 이상복<서울대의대 신경과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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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건강하던 사람이 식사중이나 .직장에서 일을하다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면 대부분은 뇌출혈이다. 뇌혈전이 흔히 밤이나 쉬는 동안에 오는데 반해 뇌출혈은 한참 일에 몰두하는 낮에 잘온다.
뇌혈전이 뇌동맥경화증과 관련이 깊다고 한다면 뇌출혈은 고혈압환자에 많다. 심한 두통과 혼수등은 뇌혈전보다는 뇌출혈에서 더많은 증상이다.
증상이 악화하는 속도도 뇌출혈쪽이 더 빠르다. 근래 뇌 전산화 단층촬영이 도입되어 뇌출혈과 혈전을 정확히 구분하게 되었다. 뇌출혈은 출혈이 심하면 곧 사망하게되고 출혈이 적더라도 생명중추가 모여있는 뇌관의 교출혈에서는 소생의 가망이 없다. 그러나 소뇌부위의 출혈이라든가 뇌 피질 가까운쪽의 출혈등에서는 신속한 외과적 처치로 생명을 건지는 수가 많다.
일반적으로 뇌출혈의 약70%를 차지하는 뇌 안깊은곳인 피각과 시상출혈서는 그 중증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수술이 어려운때가 많고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 그런경우 내과적인 보존요법으로 생명을 구하고 남아있는 신경기능을 최대한 부활시켜주는 쪽으로 힘써야한다.
뇌출혈은 이미 터진후에는 손쓸 사이없이 악화되든가 사망하고, 생명을 구해도 심한 후유증을 남기는 무서운 법이므로 미리 예방하는것이 중요하다.
뇌출혈예방의 첫째는 고혈압을 치료하고 일상생활에서 신체적 격무나 지속된 과로·긴장·흥분등을 없애는 일이다 .무리없는 규칙적 생활과 저고·저지방·저칼로리식을하며, 당뇨병·비만증·심장병등이 있으면 그를 치료해야한다.
뇌혈관이 터지는 출혈성 뇌혈관장애는 뇌조직안으로 피가 퍼지는 뇌실질 내출혈이외에도 뇌조직 밖으로 피가 나오는 지주막하출혈이 있다.
이것은 동맥류등 뇌혈관의 구조적인 잘못으로 동맥류가 파열되어 생기게된다. 특히 변비가 심한 사람이 힘주어 변을 보거나, 무거운 짐을 들거나, 심한 부부행위를 하는 도중에 잘 일어난다. 증상은 몽둥이로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듯 격렬한 두통이 있고, 정신이 아찔하면서 목이 뻣뻣해지고, 오심·구토·미열 내지는 가벼운 의식장애가 오는것이다. 그러나 사지마비·국소적 뇌신경증상은 나타나지 않는것이 보통이다. 전에는 확인을 위해 뇌척수 액을 뽑아 수액에 피가 섞여있는가를 알아봤지만 요즘은 수액을 뽑지 않고도 뇌 CT스캔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지주막하출혈은 뇌출혈과는 달리 고혈압과 큰 관련이 없으며 젊은이에서도 흔히 볼수있다. 급성기 1∼2주 사이에 재발이 잘 되므로 출혈직후 뇌혈관촬영을 시행하여 동맥류의 유무및 그 부위를 확인하고 5일 이내에 빨리 수술을 하든가 상태가 나쁘면 2∼3주간 절대안정을 시키고 보존적 치료를 하다가 수술을하는 방법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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