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기획] 차도 추위 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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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大寒)이나 소한(小寒)이 따로 없는 올 겨울. 혹독한 추위에 괴로운 건 사람만이 아니다. 당장 맨살(?)을 드러낸 채 주차장에서 떨고 있는 당신의 차를 보라. 부동액 갈아 넣은 지 얼마 안 됐다고 안심하고 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유난을 떨 필요는 없다. 기본 관리만 해주면 늘 '쌩쌩'이다. 자동차시민연합(대표 임기상)의 조언을 얻어 '혹한기 자동차 관리 5계명'을 작성해 봤다.

남궁욱 기자

(1) 홀쭉해진 타이어는 위험 신호

겨울이면 몸이 움츠러든다. 자연의 섭리. 자동차 타이어도 마찬가지다. 기온이 내려가면 공기도 부피가 줄기 때문이다. 출발 전에 육안으로 타이어를 살펴 보고 조금이라도 홀쭉해진 것 같다면 바로 정비소로 달려갈 일이다. '나중에 갈 일 있으면 넣지'라고 생각하다가는 큰일 날 수 있다. 바람이 빠진 타이어는 조금만 과속 또는 급회전을 해도 터질 수 있다. 두꺼운 접지면 대신 얇은 옆면이 지면과 마찰열을 견디지 못해 벌어지는 현상이다. 따라서 겨울철엔 운전석에 앉기 전 타이어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수다. 타이어 옆면에 써 있는 적정 공기압을 외워 두면 좋다. 요즘엔 세차장이나 휴게소 등에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셀프 공기주입기도 설치돼 있다.

(2) 부동액, 교환 전에 점검부터

냉각수가 얼면 엔진은 과열로 주저앉고 만다. 따라서 추위가 몰려온다 싶으면, 냉각수 내 부동액부터 점검해야 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점검'이 곧 '교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 특별히 누수가 없는 경우 부동액은 5년까지 쓸 수 있다. 따라서 정비소에 가면 냉각수 내 부동액의 비중부터 측정해 달라고 하자. 결과는 냉각수의 어는 점으로 표시된다. 이 온도가 자신이 주로 다니는 지역의 최하기 온보다 5~10도 정도 낮으면 'OK'. 이보다 높으면 부동액 비율을 높여줘야 한다. 한편 히터를 켰을 때 냄새가 난다면, 라디에이터나 연결호스에서 부동액이 새며 증발하기 때문. 수리가 필요하다.

(3) 기름은 가득 채워라

차는 방한이 잘되는 지하주차장에 세워질 때도 있지만, 칼바람이 부는 허허벌판에 주차되기도 한다. 이런 온도 차이를 겪다 보면 차량 안팎엔 물방울이 맺히게 마련. 문제는 이 물방울이 연료탱크 안에도 맺힌다는 것이다. 물방울이 장기간 매달려 있다 보면 연료통에 녹이 슨다. 그리고 그 녹은 떨어져 나가 연료가 흡입되는 필터를 막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엔진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낙수가 바위를 뚫듯, 물방울이 차를 멈추게 할 수도 있는 것. 따라서 겨울에는 연료 탱크를 가득 채워 두는 게 좋다. 수증기가 들어찰 공간을 없애 버리기 위한 것이다.

(4) 배터리 바꿀 땐 제조일자 확인을

출근시간 시동이 안 걸려 고생하기 싫다면 평소 배터리 점검이 필수다. 배터리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배터리 윗부분엔 동전 크기의 표시경(인디케이터)이 있다. 이 표시경 색깔이 푸른색이면 정상이란 뜻. 붉은색이면 점검을 받아야 하고, 아예 투명이면 바꿀 때가 됐다는 신호다.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알려주는 셈. 단, 이 지시에 따라 배터리를 바꿀 땐 투시경만 믿어선 안 된다. 표시경의 색이 푸르고, 먼지 하나 없이 말끔한 배터리라도 만들어진 지 오래됐으면 힘이 달릴 수 있기 때문. 부족한 힘을 메우려다 보면 발전기까지 망가질 수 있다. 따라서 배터리를 갈 때는 제조일자 확인이 우선이다.

(5) 주차할 땐 차 머리를 동쪽으로

겨울 한반도는 주로 북서풍의 영향을 받는다. 이 바람을 밤새 맞고 있으면, 쇳덩어리라도 버텨낼 재간이 없다. 따라서 겨울에는 엔진이 있는 앞 부분이 북서풍을 직접 맞지 않도록 정면이 동쪽을 향하도록 주차하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일출을 받아 시동이 잘 걸린다. 앞 유리창에 성애가 끼는 것도 피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7년 이상 된 차라면 세울 때 주차(핸드)브레이크를 너무 세게 잡아 당기지 않도록 하자.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지면 브레이크 라이닝과 드럼 사이에 있던 수분이 얼 수 있기 때문. 요즘 나온 차라도 브레이크를 올릴 때 '따닥' 소리가 8번 이상 나면 점검을 받아야 한다.

*** 자동차시민연합에서는 겨울철을 맞아 전국 200여 개 정비소와 손잡고 생산된 지 7년 이상인 승용차를 무료 점검해 주고 있다. 관련 정보는 www.carten.co.kr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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