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레슬링「세계」를 휩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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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콜로라도 스프링즈=이민우특파원】 소련과 불가리아등 동구의 두 공산국가가 세계 레슬링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곳 올림픽 트레이닝센터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85년도 세계 에스프와 아마레슬링선수권대회 그레코로만형 경기에서 6개 체급이 끝난 4일상오 현재(한국시간)소련이 금4·은1·동1, 불가리아가 금2·은3·동1개로 두 나라가 전 체급을 거의 휩쓸고 있다.
한국은 3일동안 소련과 6차례의 대결에서 전패했고 불가리아와 3번맞서 2패를 기록하는등 기량의 열세를 면치 못했다.
양정모(양정모)코치는 『이두나라의 선수들이 지난해 LA올림픽에 출전했더라도 거의 우승을 휩쓸만큼 체력과 기술에서 다른 나라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감탄했다.
비록 20세 이하의 주니어대회이기는 하나 이들이 88올림픽의 주전으로 활약할것이 틀림없어 한국에 큰 위협을 주고있다.
특히 소련의 강세는 탁구에서 중공의 위력을 연상시키고 있다.
소련레슬링의 저력은 엄청난 인구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체력및 기술훈련을 실시, 레슬링에서의 철의 장막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계 수석코치인 「니·비아체슬란」(36)은 소련의 레슬링인구는 1백만명에 코치만 1천6백여명이라고 밝혔다. 등록선수 2천여명에 몇명 안되는 코치를 갖고있는 한국의 경우와 비교조차 되지않는다.
「비아체슬란」의 설명에 따르면 소련은 훈련의 양과 강도가 한국에 비해 훨씬높고 체력단련을 위해 평소에도 식이요법에 치중, 체중조절을 한다. 따라서 이들은 매일 체중조절의 어려움없이 최선의 컨디션을 유지한다.
반면에 한국선수들은 연일 사우나에 의한 감량으로 페이스를 잃은채 경기에 출전, 제 실력 발휘도 못할때가 흔하다.
이같은 무리로 3일 새벽의 경기에선 5명중 3명이 역전패를 당했다.
소련레슬링이 강해진 또 하나의 원인은 연금제 때문. 소련이 스테이트아마추어를 표방하면서 오랜 전부터 메달리스트에 대한 국가 지원을 해온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데 올림픽 금메달의 경우 매월 3백50루불(한화 약47만6천원)을 국가로부터 받는다. 소련팀 「미셀·빌로우」단장의 월급이 2백70루블이라니까 이 연금만으로도 상류생활을 할수있다. 소련의 물가를 감안하면 미화론 1천 달러나 되는 액수다. 여기에 저택과 자동차혜택까지 준다.
아뭏든 이러한 파격적인 대우가 우수선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회의 결과로 볼때 올해 벌어질 2개의 세계선수권대회(그레코로만형 8월 노르웨이, 자유형 10월 헝가리)에서도 소련은 미국을 완전히 압도, 계속위력을 떨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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