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서 폭발물 터질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문>
최근 국제선 항공기가 테러범에 의해 수난을 당하고 있다. 고공에서 폭발물이 터진다면 어떤 상황이 되길래 테러범에 끌려다니는 것인가.

<답>
국제선 항공기는 보통 3만∼3만7천 피트(9천1백44∼1만1천2백78m)의 고공을 비행한다.
이렇게 높게 비행하는 것은 공기가 희박해 저항이 작은데다 방향에 따라 제트기류라는 빠른 바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
3만5천피트 상공이라면 구름은 거의 없고 밖의 기온은 섭씨 영하54도, 대기압은 2백39밀리바로 평균기압의 4분의1 이하다. 해면(해면) 평균기압은 1천13밀리바.
2만 피트에서는 영하 25도에 4백66밀리바로 떨어져 보호장치 없이는 인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
3만4천피트 근처에서 인간의 의식유지 시간은 54초에 불과하며 1만8천 피트에서는 5∼10분 정도다.
비행기 내부는 일정한 공기압력이 유지돼 산소마스크 없이도 안락하게 비행할 수 있다.
그러나 납치범이나 돌발사고로 인해 기체에 구멍이 나면 기압차 때문에 공기가 급속히 빠져나간다. 이때 빠지는 공기에 따라 사람이 빨려나가는 일은 드물다. 기체파손 때의 큰 문제는 호흡곤란 및 코와 귀가 터지며 심하면 질소가 인체에 흡수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 경우 조종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고도를 낮추는 것. 일반적으로 1만 피트까지 내려오면 안전한 고도다.
비상사태라면 조종사는 보통 3만4천 피트에서 1만 피트까지 내려오는데 5분 이상 걸리던 것을 3분 이내로 단축, 급강하한다.
또 3만4천 피트에서는 기내의 기압을 지상 8천 피트와 같은 기압으로 낮춰놓기 때문에 승객들은 안전벨트를 매고 산소마스크를 쓰면 별 이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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