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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공사 맡게 해주겠다" 군 간부와 친분 내세워 수천만원 뜯어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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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간부들과의 인맥을 과시하며 군부대 공사 수주를 미끼로 중소 건설업체 대표를 속이고 수천만원을 가로챈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중소 건설업체 대표에게 접근해 군부대 관급 공사를 맡게 해주겠다며 영업비와 군 간부 접대비 명목으로 9000만원 상당을 받아 가로챈 이모(46)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13년 9월 “군부대 관급공사 용역 수주를 하게 해주겠다”며 중소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고모(36)씨를 찾아갔다. 자신이 해당 군부대 소속 대령ㆍ중령 등 간부들과 친해 공사를 맡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씨는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 군인들과 군복을 입고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보여줬다. 또 이씨는 공사 용역계약서, 도급계약서, 공사설계도면, 부대 출입증 등도 제시하며 고씨를 유혹했다.

피해자 고씨가 자신의 말에 속아 넘어가자 이씨는 영업비ㆍ접대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군 관계자들에게 접대와 식사 등을 제공하고, 백화점 상품권이나 TV 등을 주며 영업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씨는 이런 명목으로 지난해 말까지 고씨에게 9000만원 상당을 받아 갔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이씨의 말은 사기로 드러났고, 고씨에게 보여준 용역계약서 등은 정밀하게 위조된 가짜 계약서였다. 이씨는 계약서 상단 QR코드도 정식 국방부 홈페이지로 연동되게 하는 등 치밀하게 가짜 서류를 준비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의 중소 건설업체인 피해자의 회사는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폐업 위기에 몰렸다”며 “중소상공인의 열악한 환경을 이용한 사기 범죄를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위조 공사계약서를 분석해 공범 및 추가 피해에 대해서도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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