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3개 극단 활동…「지방시대」누린다|어려움 딛고 활기띠는 부산 연극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지방극단은 온갖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서서히 연극예술에의 개화기를 맞고 있다. 지방 연극단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것이 부산지방 젊은 연극인들이 사재를 털어넣는 등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부산연극계는 지금 「지방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80년도를 넘어서면서 부산에서는 무대활동이 서서히 일기 시작, 83년도에 정부가 마련한 「지방연극제」와 부산연극인들의 한마당 대결장이 되어온 「부산연극제」가 생긴 이래 부산지방 13개 극단에서는 저마다 부산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이들 극단은 연간2∼3회씩 공연을 함으로써 시민들의 열띤 호응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극단 처용극장(이동재)」「부산레퍼터리(윤광부)」「전위무대(전성환)」「현장」등 6∼7개는 수준급 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극단 예술극장(이영식)」은 따로 아동극단 갈매기를 창설, 눈부신 활동을 하고있다.
「극단처용」은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이동재씨(39)가 리드하고 있는데 제3회 전국지방연극제에 부산대표로『가출기』란 작품을 가지고 출연, 입상은 못했지만『전혀 지방연극 같지 않은 수작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지방연극제에서 단원 이화진씨(34·고교교사)는 능란하고 세련된 연기를 발휘,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처용」은 81년3월15일 대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창설했다. 거의 맨주먹으로『지방연극발전에 밑거름이 되겠다』고 나선 이들은 그 해 9월15∼18일간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창립공연『무엇이 될고하니』를 무대에 올린 것을 비롯, 14개 작품(창작품8개)을 20여회 공연했다.
지금은 단원들이 30대 초반으로 탈바꿈, 오는 9월에 있을 부산예술제에 내놓을 작품을 구상중이다. 『재정의 빈약·공연장협소·연습장부재·단원충원곤란 등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을 안고있다』고 말하는 단장 이동재씨는 건설업을 하고있는 형 이국재씨(41)로 부터 그동안 수천만원의 공연비를 지원받아 왔다. 그래도 단장 이씨는『단원들에게 넉넉한 대우를 못해주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재 공연을 앞두고 맹연습중인 극단은「예술극장」.
이모임은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나온 이영식씨가 주축이 돼 82년6월 뜻있는 25명이 모여 극단을 구성한 이래 부산서는 처음으로 83년4월「갈매기 아동극단」을 창설, 아동극 분야에서 크게 활약을 하고 있다.
「예술극장」은 오는 6일 아동극인『신비로운 꿈나라』라는 작품을 시민들에게 선보이려 2개월 째 연습 중. 여기에 등장하는 출연자는 성인·아동을 합쳐 70여명이 무대에 오른다.
이어서 오는 10일부터 1개월간 모노드라머인『닭잡아먹고 오리발 내밀기』를 이영식씨 자신의 출연으로 공연할 계획. 부산연극공연사상 최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야심만만한 계획을 세우고있다. 이씨는 여기에 동원될 관중을 아동극은 1만여명, 성인극은 4천∼5천여명을 예상하고있다. 특히 이번 아동극 공연 때는 부산시내 농아학교 등 특수학교생 3천여명을 무료로 관람시킬 계획.
다른 극단도 마찬가지지만「예술극장」도 재정난. 현재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동 664의11 남의 건물(1백평)을 전세금 2백만원에 월25원씩을 주면서 소극장까지 마련 해놓고 연습을 하고있다.
이 극단은 82년9월『닭잡아먹고 오리발 내밀기』를 창단기념공연으로 하여 그동안 부산·대구 등지에서『파랑새의 꿈』등 15편의 작품을 20여 차례나 공연했다.
처용극단 이동재씨 등 부산지방 연극관계자들은『오는 10월쯤 전 부산연극인이 동참하여 「햄릿」같은 작품을 협연, 부산연극계의 활동상황을 시민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공통적인 바람이라고 말한다.
또 지방연극의 활성화 및 자질향상을 기하기 위해서 정부차원에서 지방극단을 폭넓게 지원하여 지역간에 격차없는 보다 높은『지방문화 발전의 기회균등을 실현시켜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부산=이기운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