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제주~일본~경주행…일정 빈 28·29일 서울 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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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사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쯤 한국을 방문하기로 의견을 정리하고 있다고 유엔 사정에 밝은 소식통이 11일 말했다. 반 총장이 방한한다면 지난해 5월 ‘2015 세계교육포럼’ 참석차 한국을 찾은 지 꼭 1년 만이다.

1년 만의 방한, 구체적 동선 미확정
25일 제주포럼 26일 G7 정상회의
30일 개최 NGO 콘퍼런스도 참석
업무상 출장…고향 음성엔 안 갈 듯
반 총장 측, 정치적 의미 부여 경계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반 총장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제주포럼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유엔 NGO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실무적인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며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도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일정대로라면 한국→일본→한국의 동선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23~24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인도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며, 유엔은 이때쯤 반 총장의 방한 일정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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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일정과 관련해 반 총장은 25~26일 제주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1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포럼은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 동안 열리지만 반 총장은 일부 일정만 참여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한다.

이후 반 총장은 제주도에서 곧바로 일본으로 건너가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회의가 열리는 26~27일은 일본에 머문다. 반 총장은 지난해에도 독일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의제를 논의한 바 있다.

이번 출장에서 반 총장의 마지막 목적지는 제66차 유엔 NGO 콘퍼런스가 열리는 경주다. 유엔공보국(DPI)이 주최하는 콘퍼런스는 애초에 반 총장이 이번 방문을 계획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콘퍼런스에선 지난해 유엔에서 채택된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의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강화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텐데, SDGs는 반 총장의 큰 업적 가운데 하나라 애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퍼런스 일정은 30일부터 6월 1일까지인데, 반 총장은 모든 일정에 참여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콘퍼런스 참석이 끝나는 대로 반 총장은 뉴욕 유엔 본부로 돌아간다.

일본과 경주 일정 사이인 주말(28~29일) 동안엔 공식 일정이 확인된 바 없다. 서울 방문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고향인 충북 음성에 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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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관계자는 “휴가도 아니고 업무상 출장인 만큼 고향 방문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인 것 같다. 언론보도 등을 통해 와전된 측면이 있는데 실무 차원에서는 처음부터 음성 방문 이야기는 나오지도 않았다”고 귀띔했다.

반 총장은 이번 한국행에 정치적인 의미가 부여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여러 측근이 전했다. 반 총장과 가까운 국내 인사는 “현재로선 닷새 내외의 일정인데 처음 계획보다 다소 줄어든 측면이 있다. 여당이 참패한 총선 이후 ‘반기문 대망론’이 더 불거지고 있는 걸 반 총장도 잘 알고 있다. 불필요한 오해를 사선 안 되겠단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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