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 살 수 있는 ‘지구 사촌’ 행성 1284개 찾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기사 이미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09년 발사한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외계행성 1284개를 새롭게 발견했다. 이 중에는 온도나 중력 등의 조건이 지구와 비슷해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큰 외계행성 9개도 포함됐다. 사진은 NASA가 11일 공개한 외계행성 상상도. [사진 NASA]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지구의 ‘사촌 행성’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무더기로 발견했다. NASA는 중력이나 온도 등을 고려할 때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외계행성 1284개를 찾아냈다고 11일 밝혔다. 이 중 외계행성 550여 개는 지구와 크기도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NASA, 우주망원경 활용해 발견
“9곳은 액체 상태 물 존재할 가능성”

또 9개는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habitable zone)’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과 같은 항성과의 거리를 따져볼 때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나탈리 바탈라 NASA 연구원은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외계행성은 모두 30여 개”라고 말했다.

NASA는 이들 외계행성을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활용해 찾아냈다. 지구에서 1억2070만㎞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1571~1630)의 이름에서 따왔다. 케플러는 지구가 태양을 초점으로 하는 타원 궤도를 돌고 있다는 행성운동법칙을 발견했다. 이는 ‘케플러 법칙’이라고도 불린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케플러 법칙을 활용해 지구의 사촌 행성을 찾아냈다. 태양을 중심에 놓고 타원 궤도를 도는 지구 등 태양계 행성은 주기적으로 밝기가 변한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이에 착안해 우주를 관측하면서 주기적으로 밝기가 변하는 외계행성을 찾아냈다.

이후 NASA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전하는 관측 데이터를 컴퓨터로 정밀분석한 뒤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큰 행성들을 추려 냈다. 수성과 금성도 지구와 마찬가지로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지만 태양과 너무 가깝다 보니 물이 존재하지 않아 생명체가 살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 작업이다.

2009년 우주로 발사된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2013년부터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외계행성을 찾기 위한 ‘K2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임무 종료 시점은 2017년이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