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 쇼크…멀어지는 금리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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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미국경제가 ‘4월 신규 일자리 16만 개’라는 부진한 고용성적표를 받아들었다.

4월 새 일자리, 예상치 대폭 미달
1분기 GDP 성장률도 0.5%에 그쳐

미 노동부는 4월의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이 16만 개 늘었고, 실업률은 5.0%를 유지했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신규 고용 증가량은 일종의 ‘쇼크’다. 시장 예상치인 20만 개에 못 미친다. 지난해 월 평균 수치는 22만9000개였다. 6만9000개가 줄어든 것이다.

고용은 인플레와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양대 목표다. 고용이 부진하면 Fed의 금리 인상 시계는 멈춰선다.

4월 고용 성적은 6월 금리 인상론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업률 5.0%는 완전고용 수준이다. 게다가 시간당 평균 근로소득은 25.53달러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재닛 옐런 Fed의장이 지난해 말 “앞으로 매월 새 일자리가 10만 개면 노동시장 신규 진입 인력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 그러나 그 정도로 경제가 잘 돌아간다면 성장이 좋아야 한다.

실상은 그 반대다.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0.5% 성장(연율 기준)에 그쳤다. 완전고용에 가까워서 신규 고용 창출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고용시장에 탈이 난 것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치권의 ‘저금리’ 압력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집권당인 민주당은 금리 인상으로 경기에 악재가 생기길 바라지 않는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는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저금리주의자”라며 금리 인상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시장은 6월 인상에 대한 미련을 접고 있다.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는 다음번 인상시점을 6월에서 9월로 옮겼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모건스탠리는 연내 금리 인상이 1번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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