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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3570여 명, 반포한강공원서 삼계탕 파티

중앙일보

입력

“국물이 참 고소해요. 닭 뱃속에 인삼, 찹쌀, 대추를 넣은 요리 방식도 특이하고요.” 6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중국인 지아롱핑(33·여)은 삼계탕을 먹은 뒤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단체 포상 관광으로 서울을 찾은 중국 중마이과기발전유한공사(이하 중마이)의 직원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7시쯤 중마이 직원 3570여 명을 위해 ‘삼계탕 파티’ 를 열어줬다.

삼계탕을 시식한 중마이 직원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첸용메이(28·여)는 “인삼향과 찹쌀, 대추를 고루 넣어 끓인 국물맛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온쉬밍싱(36ㆍ여)은 “김치도 중국에서 먹는 김치보다 훨씬 매콤하고 맛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준비 과정부터 분주했다. 오후 3시부터 한국육계협회 회원사 직원 400여 명이 김치와 캔맥주를 400개의 테이블로 날랐다. 중마이 직원들은 45인승 관광버스 100대에 나눠 타고 잠수교 옆에 내렸고, 경찰관의 안내에 받아 테이블에 앉았다.

이날 제공된 삼계탕은 이미 조리돼 팩에 든 상태였다. 대형 가마솥에 넣어져 중탕 방식으로 가열됐다. 약 2400만원 어치였다. 백세주(800개·300만원), 캔맥주(4000개·250만원), 홍삼드링크(4000개·1800만원)도 곁들여졌다. 삼계탕은 한국육계협회에서, 백세주·캔맥주·홍삼드링크 등은 각 제조업체에서 제공했다.

오후 7시 30분쯤 가수 린이 무대에 오르자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린의 ‘With you’(‘태양의 후예’ OST 수록곡) 열창에 중마이 직원 중 일부는 어설픈 한국어로 노래를 따라 불렀다. 자신을 배우 송중기의 팬이라고 소개한 탕웨이빙(42·여)은 “태양의 후예에 나오는 노래를 원래 가수가 직접 부르는 것을 들으니 드라마 장면이 자연스레 떠올랐다”고 말했다.

서울시민들은 신기해 하는 눈빛으로 행사 현장을 지켜봤다. 직장인 윤종진(50·흑석동)씨는 “내수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중국 관광객에게 한국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이런 행사는 꾸준히 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종락(59·서초동)씨는 “우리 먹거리인 삼계탕을 중국인에게 소개해 줄 수 있는 기회고 이런 행사를 통해 수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마이의 1차 방한팀은 5일 도착했다. 9일에는 2차팀 4000명이 온다. 삼계탕 파티는 10일에 다시 한번 펼쳐진다. 리다빙(李達兵) 중마이 그룹 총재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삼계탕을 비롯한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중국 현지에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산한 중마이 그룹 방한(1·2차)의 경제적 효과는 약 500억원이다.

조한대·김나한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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