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TV 불탄일 남북적회담특집 대조적|차분한 KBS교양물 돋보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각종 기념일이나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 행사에 맞춰 방영되는 TV의 특집프로가 잔치일변도의 오락프로로 흐르는 경향이있어 오히려 기념일과 행사의 의미를 그릇되게 인식시킬 우려가있다.
이런 의미에서 볼때 27일 부처님 오신날과 29일 남북적십자회담에 즈음하여 같은 날 비슷한 시간대에 방영된 양TV의 프로는 좋은 대조를 이루었다. 부처님 오신날인 27일 저녁6시30분 MBC-TV는 불교에 관련된 노래와 춤등을 보여주는 2시간30분짜리 대형쇼 『연꽂의 노래』를 방영했다.
반면 저녁7시30분에 방영된 KBS제 1TV의 다큐멘터리 『꽃피는 녹야원, 스리랑카』는 동남아의 대표적 불교국가인 스리랑카를 찾아 불교사원과 불상및 불교가 어떻게 그들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차분하게 보여주였다. 온 국민의 관심이 남북적십자회담에 쏠린 지난주, 29일밤 양TV는 똑같이 정규프로를 이와 관련된 특집프로로 대신했다.
KBS 제1TV가 밤9시45분부터 방영한 『특별기획,이산 40년』은 2년전 숱한 화제를 뿌렸던 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생생한 자료화면과 함께 상봉가족의 모습등을 보여줘 진행자와 출연자·시청자가 모두 함께 이산의 아픔과 남북적십자회담의 의의를 되새기게 하는 프로였다.
반면 MBC-TV가 밤 9시50분부터 마련한 『인기가요특선』은 남녀가수 청백전의 화려한 쇼로 일관, 분위기가 어울리지 않는데다 현대가요에 고전무용을 곁들이는등 그 구성과 진행이 졸속제작임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상의 비교에서 알수 있듯이 기념일이나 행사의 성격에 맞는 프로가 되려면 알찬 기획프로로 충분한 시간적여유를 가지고 제작돼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