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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첫 역전 트럼프 “이제는 본선, 클린턴 나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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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공화당 대선 후보 결정의 승부처인 인디애나주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트럼프는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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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공화당 경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 캠프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여론조사에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주)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디애나주 승리는 기정사실화하고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의 본선 대비에 나선 것이다. 이날 인디애나폴리스의 한 식당에서 기자를 만난 트럼프는 “공화당 사람은 전부 물리쳤다. 본선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라스무센 전화 여론조사 41대 39
질문 녹음돼 응답률 낮고 부정확
다른 조사선 클린턴이 계속 앞서
트럼프 “사기꾼 클린턴” 본격 공세
e메일 스캔들 물고 늘어지기 전략

트럼프가 클린턴과 맞대결을 벌여도 승산이 있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미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이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41% 지지를 얻어 39%에 그친 클린턴을 제쳤다. 트럼프는 같은 기관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조사에서 클린턴과 동률(38%)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화를 통해 질문하는 라스무센의 조사 결과는 다른 여론조사와의 차이가 났다. 지난달 10~14일 NBC뉴스·월스트리트저널 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39%)는 클린턴(50%)에 11%포인트 뒤졌다. 지난달 실시된 7건의 여론조사의 트럼프 평균 지지율은 40.4%로 47.1%를 기록한 클린턴에 못 미쳤다.

CNBC방송은 최근 “클린턴을 불신하고 탐탁하지 않게 여기는 민주당 유권자가 많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 다 소속당 내 반대 세력이 적잖아 결국은 ‘덜 구린’ 사람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대선 본선에 진입하면 준비됐지만 흠도 많은 클린턴이 유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트럼프는 클린턴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했다. ‘사기꾼 힐러리(crooked Hillary)’라는 별명을 지어 부정적 이미지 부각에 나섰다.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 시절 개인 e메일을 사용해 기밀을 누설했다는 의혹을 극대화하려는 노림수다.

트럼프는 2일 『힐러리의 진실(The Truth about Hillary)』 저자인 뉴욕타임스 출신 전기작가 에드워드 클라인을 만났다. 책에서 클라인은 클린턴을 권력 중독자이자 이중 인격자로 묘사하며 대통령이 되기에 위험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2005년 출판 당시 이 책은 출처 미상의 선정적 내용을 담았다고 비판 받았다.

트럼프가 클라인을 만났다는 데 미 언론은 주목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곧 트럼프가 클린턴에 대한 보수의 음모론을 말하는 걸 듣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는 자신이 클린턴을 패배하게 만들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전했다.

◆라스무센 여론조사=녹음된 질문으로 집 전화로 걸어 응답률이 낮고 부정확하며 공화당과 보수층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2010년 상원의원 선거는 대표적인 오류 사례다. 라스무센은 하와이주 연방상원의원 선거 3주 전 민주당 다니엘 이노우에가 공화당 캠벨 카바소에 13%포인트 앞섰다고 발표했지만, 개표 결과 이노우에가 53%포인트 앞서 승리했다. 역대 여론조사 중 최대 오차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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