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극 ‘패왕별희’ 우미인 연기로 유명한 메이바오주 별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기사 이미지

중국 경극(京劇)의 대가이자 전설적인 경극 배우 메이란팡(梅蘭芳)의 아들 메이바오주(梅?玖·사진)가 별세했다. 82세.

25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메이란팡(1894~1961)의 아홉째 아들인 메이는 지난달 30일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식사 도중 호흡 곤란을 일으켜 병원으로 후송됐다. 그러나 급성기관지염까지 겹치면서 결국 숨을 거뒀다.

상하이 출신인 메이는 어려서부터 경극에 두각을 나타냈다. 10세에 경극에 입문해 13세에 첫 공연을 가졌으며 18세에 아버지와 함께 무대에 섰다. 메이란팡의 아들 중 메이만 경극을 전수받았다. 메이는 초패왕 항우와 우미인과의 이별을 그린 경극 ‘패왕별희(覇王別姬)’에서 특히 우미인 역할을 잘 소화했다.

메이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경극에 일생을 바쳤으며 다년간 후계자를 양성했다. 제자들은 “스승께선 늘 노래하는 장면을 녹음했다. 끊임없이 자기 목소리를 듣고 문제점을 찾아내느라 애썼다”고 회고했다. 지난해 메이는 중화권에서 권위 있는 예술계 시상식인 제15회 화정장(華鼎奬)에서 평생공로대상을 수상했다. 메이의 취미는 운전과 카 오디오 감상이었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을 지낸 그는 지난달 정협회의 석상에서 “중국 어린이들은 서예와 경극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추모식은 다음달 3일 베이징 혁명열사 묘지인 바바오산(八寶山)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