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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의 무서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대낮 서울서 일어난 도시가스 연쇄폭발 사건은 10여년전 일본 대판의 가스폭발을 연상케 해준다.
대판시의 누출가스가 대규모이고 서울에서의 가스사고가 다소작은 점만 다를뿐 두개의 사고가 가스관이의 소홀로 빚어겼다는 점에서 일치하고 있다.
사고피해가 그 정도에 그쳐 천만다행이었지 집집마다 취사준비중에 있었을 때였다고 상정하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얼마든지 막을수 있는 사고가 왜 이처럼 되풀이해 밀어나는지 모를일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보호라는 막중한 책임을 걸머지고 있는 당국이 그 많은 예산과 인원을 보유하고 있으면시도 그동안 무엇을 했던가를 먼저 묻고싶다.
60년대 성장제일주의 시대에서는 경제성장과 건설에 밀려 공해는 거론조차 못했고 안전은 무시된채 숱한 고귀한 인명이 희생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정치의 안정이 강조되듯이 「안전」이 그 무엇보다 최우선 과제로 등장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안전에 대한 태만과 소홀이 막대한 인적 물적 손실은 말할것 없거니와 사회불안의 원인이되고 국민의 원성을 자아내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도 따지고 보면 60년대의 경제와 건설 우선의 사고에서 연유된 인명 경시와 책임질줄 모르는 태도등 낡은 찌꺼기의 결과적 소견이라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것이다.
이를 뒷받칙해주는 증흔들이 이번 사고 현장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첫째, 가스공급 체계의 방패막이 구실을 하고 있는 서울 서교 정압기실을 관계 직원이 1일 점검토록 되어있으나 기계고장을 체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처 버렸다는 점이다.
안전수칙이 형식에 그쳤다는 사실의 반증이고 관리직원을 단 1명도 두지 않았다는 것은 관리의 소홀을 넉어 관리부재이며 시민들을 위험앞에 무방비로 노출시켜둔 처사다.
둘째, 연쇄폭발이 일어나면서 배관이 곳곳에서 터져 맨홀이 튕기고 하수도가 터졌다는 점이다. 빈틈이 없어야할 지하에 매설된 배관의 평소 관리상태가 어떠했던가를 여실히 나타낸것이다.
마포일대는 지난해 1월과 2월사이에도 배관에서 도시가스가 새어나와 연쇄폭발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대피하고 가스공급이 중단되는 소동이 되풀이됐던 지역이다.
셋째, 안전장치는 2중 3중으로 겹겹이 설치되어있어야 하는데도 한군데밖에 없어 위험이항상 내재한 상태에서 방치되어 왔다는 점이다.
넷째, 사고에 대비한 대책이 없다시피 했다는 점이다 .가스 누출이 발견된 후 50분이 넘게 걸려서야 가스공급 중단조치를 취할수 있었다는 점은 예사로 볼 일이 아니다.
끝으로 지적할 일은 이번 사고의 피해는 유감없이 배상 되어야 한다.
이번 사고를 거울삼아 시공업자나 감독관청은 안전수칙을 더 보강하고 사전·사후처리에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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