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앞마당의 좌경화물결 불용" 명분있지만 "옹졸하다" 비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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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니카라과의좌익 산디니스타정권을 못마땅하게 여겨오던 「레이건」미대통령이 교역단절등의 조치를 내린것은 62년10월 「케네디」전미대통령의 쿠바봉쇄와 맞먹는 강경대책이다.
이조치가 니카라과 반군(콘트라스)에 대한「레이건」대통령의 1천4백만달러 원조안이 하원에서 부결된 직후에 취해졌고 니카라과의「오르테가」대통령이 군사및 경제원조를얻기 위한 모스크바방문중에 나왔다는점이 주목된다. 이는 미행정부가 대외적으로 그동안 니카라과 지원을 계속해온 소련에 대해 경고하는 한편 대내적으로는 의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레이건」대통령의 의지를 관철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국은 이러한 일련의 제재조치를 하면서 표면상으로는 『니카라과의 공격적 행동으로부터 미국과 중남미우방들을 보호하기 위한것』 이라고 밝혔다.
83년 그레나다 침공때도 그러했듯이 보수강경주의자「레이건」은 미국의 앞마당인 중미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좌경의 물결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또 이같은 입장을 고수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군비증강」으로 엘살바도르등 인접국들을 위협하고 있는 니카라과정부군에 대항하여 싸우고 있는 콘트라스 세력을「자유의 투사」라고 치켜세우며 이들에 대한 원조를 미중앙정보국 (CIA)을 통해 암암리에 해왔다.
그러나 81년이래 「레이건」행정부로부터 8천만달러상당의 지원을 받은 콘트라스세력이 니카라과의 정치요인암살을 꾀하고 있고 니카라과항에 대한 기뢰부설이 CIA의 소행임이 밝혀지자 미의회는 이들 반군에 대한 원조를 전면 중단시켰다.
「레이건」대통령은 지난주 콘트라스세력에 대해 1천4백만달러의 원조를 추가 제공하자는 제안을 의회에 냈으나 또다시 외면당했다. 더구나 니카라과 정부는 이란과 북한등으로부터 군사협력읕받고 있는외에 최근 「오르테가」대통령의 소련방문에서 경제군사지원강화를 약속받아 「레이건」을 더욱 수세로 몰아넣었다.
「레이건」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중남미에서의 공산혁명수출기지인 니카라과가 미국과 우방들의 안보에 위협이된다는 논리에서 정당성을갖고 있기는 해도 미국에 어울리지 않는 옹졸함을 보여주었다는 국내외의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베트남패망 10주년을 맞아 미국내에서도 제2의 베트남이 될 가능성이 있는 니카라과사태에의 개입을 원하지않는 소리가 드높기 때문이다. <유재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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