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폐 초상 인물에 여성이 들어가는 데 꼭 100년이 걸렸다. 주인공은 흑인해방운동가인 헤리엇 터브먼이다.
미국 재무부는 20일(현지시간) 20달러 지폐에 들어갈 초상인물로 해리엇 터브먼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터브먼은 메릴랜드주 도체스터 카운티의 한 농장에서 흑인 노예의 딸로 태어났다. 29세때 노예제도가 폐지된 필라델피아로 도망친 후 반노예 운동에 가담했다.
그는 반노예운동을 하며 자신과 같은 처지의 흑인노예 300명을 10년에 걸쳐 북부 지역으로의 탈출을 도왔다. 여행객으로 위장하는 등 갖은 방법을 동원, 흑인 노예계의 모세로 불리기도 했다.
당초 재무부는 2020년 여성 투표권 100주년을 기념, 10달러 지페 인물인 알렉산더 해밀턴(초대 재무장관)을 바꾸려고 했었지만 반대 여론에 봉착했다. 결국 20달러 지폐의 인물인 앤드류 잭슨(7대 대통령)을 교체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잭슨 전 대통령이 미국 원주민을 탄압했고 지폐 사용에 부정적이었다는 점 등이 근거로 제기됐다. 연방준비제도의 벤 버냉키 전 의장도 여성 인물 대신 누군가를 빼려면 잭슨이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터브먼의 얼굴을 20달러에서 언제 볼 수 있을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제이컵 루 재무장관은 도안을 바꾼 지폐들을 “최대한 빨리 유통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지 CNN머니는 새 지폐들의 유통 시점으로 2030년을 예상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