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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바우터스 "몸값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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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가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막해 삼성생명이 겨울리그 우승팀 우리은행을 물리치고 서전을 장식했다.

삼성생명은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 센터 바우터스와 후반에 기용된 박정은의 슛으로 우리은행에 85-77로 역전승했다. 바우터스는 양팀 최다인 29득점.18리바운드를 기록했고, 블록슛도 5개나 성공시켜 과연 삼성생명과 신세계가 영입 경쟁을 벌일 만했음을 입증했다.

바우터스의 가장 빛나는 플레이는 끈기의 우리은행이 62-73으로 뒤진 4쿼터 3분쯤부터 추격을 시작해 69-73까지 스코어차를 좁힌 장면에서 나왔다.

바우터스는 우리은행 제니의 수비를 교묘한 속임동작으로 따돌리고 골밑으로 대시,박정은의 패스를 레이업슛으로 연결했고 파울까지 얻어 추가 자유투 1개로 단숨에 3점을 추가했다. 우리은행 이종애와 홍현희의 골밑 슛도 잇따라 쳐냈다.

바우터스는 "한국농구가 매우 빠르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수준이 높아 놀랐다. 나를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고 하지만 그건 시즌을 치른 다음에나 내릴 평가이며, 지금은 매경기 팀의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뛸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은행은 전반 42-39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으나 자신있는 플레이로 삼성생명을 끝까지 괴롭혔다. 외국인 선수 제니는 동작이 느리기는 하지만 골밑에서의 강한 몸싸움과 비교적 정확한 골밑슛이 돋보였다. 홍현희.서영경 등도 기량이 크게 향상됐다.

신세계는 현대에 72-69로 겨우 이겼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 진출한 정선민의 공백이 컸다. 상대팀 수비가 강해지거나 거칠게 나오면 실책을 쏟아내면서 쉽게 점수를 내줬다.

신세계는 3쿼터까지 60-49로 앞서고도 현대의 노장 전주원을 막지 못해 4쿼터 5분쯤 64-67로 역전당했다. 이 위기에서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 센터 옥사나 자칼루츠나야가 연속 8득점하며 현대 골밑을 두들겨 재역전승을 끌어냈다. 옥사나는 무려 42득점.1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한편 개막행사에서는 한빛맹학교 밴드가 애국가를 연주해 관중의 환호를 받았다. 역대 국내여자농구 최장신 센터였던 김영희(40.2m2㎝)씨는 한국여자농구연맹 경기기술위원 직을 맡아 개막전을 지켜봤다.

허진석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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