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샤이닝’의 무대가 된 미국 콜로라도주 에스티스파크의 스탠리 호텔에서 유령 사진이 찍혔다고 CNN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휴스턴 어린이 박물관 홍보담당자인 헨리 야우는 최근 이 호텔에 묵었다가 호텔 로비 계단 위에 서 있는 여성의 사진을 찍었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것처럼 보이는 이 여성을 사진을 찍을 당시엔 보지 못했다는 게 야우의 주장이다.
그는 CNN과 인터뷰에서 “’샤이닝’의 무대가 된 곳이라고 해서 호기심에 스탠리 호텔을 찾았고 저녁을 먹은 뒤 이상한 기분이 들어 호텔 로비 중앙계단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야우는 “밤새 몸살에 시달렸다. 배가 아픈 것 같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는데 아침에 사진을 보니 계단 위에 누군가 서 있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사진은 지역 방송국에 제보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지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조작된 사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샤이닝’은 1978년 유명 스릴러 작가 스티븐 킹이 쓴 소설이다. 킹은 1974년 귀신 들린 호텔이란 소문이 있던 스탠리 호텔에 가족들과 하룻밤을 묵은 뒤 영감을 받아 소설을 썼다. 가족들과 함께 겨울철 폭설로 고립되는 로키산맥의 한 호텔을 관리하기 위해 온 소설가 잭이 유령을 만나게 되고 미치광이가 돼 가는 과정을 그렸다.
80년엔 거장 스탠리 큐브릭이 영화로 만들어 더 유명해졌다. 영화 속 잭은 배우 잭 니컬슨이 맡았다. 영화 마지막 미쳐버린 잭이 도끼를 들고 가족들을 공격하는 장면 때문에 국내에선 오랫동안 개봉하지 못했다.
영화 ‘샤이닝’에서 쌍둥이 소녀 유령이 등장하는 장면. 스탠리 큐브릭은 영화 사상 최초로 이 장면에서 스테디 캠(흔들림 없이 동영상을 찍는 장치)을 사용했다. [무비클립스]
1909년 문을 연 스탠리 호텔은 70년대부터 귀신 들린 호텔이란 소문이 돌았다. 숙박객들은 418호 객실 주변에서 유령을 목격한 경우가 많았다. 1층 로비 음악감상실에선 호텔을 처음 지은 프리런 스탠리와 가족들의 유령이 목격되기도 했다.
특히 이 호텔 관리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단 소문이 돌면서 그의 유령을 봤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스티븐 킹 역시 이 소문에서 소설의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