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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어따대고 질투질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8면

‘태양의 후예’ 드라마를 시청하며 송중기(유시진 대위)의 매력에 푹 빠진 부인들을 보면서 남자들이 은근히 질투를 보낸 모양이다. 인터넷에는 “군대 현실이 다르느니, 기지배처럼 생겼느니 하면서 구시렁거리는데 당신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으니까 신경 끄숑. 어따대고 질투질이야!”라는 내용의 우스개 글이 올라 있다.

“어따대고 질투질이야”처럼 ‘어따대고’라는 말이 많이 쓰인다. “어따대고 반말이야?” “어따대고 지적질이야” “어따대고 따박따박 말대꾸야?도 드라마나 개그 프로에 자주 등장하면서 유행어처럼 사용되는 말이다. 인터넷에는 이런 표현이(표기가) 수없이 올라 있다.

"어따대고’는 ‘얻다 대고’를 잘못 적은 것이다. 아마도 ‘얻다 대고’라고 제대로 표기하는 사람이 별로 없을 만큼 많이 틀리는 말이다. ‘100명 중 98명이 틀리는 맞춤법’이란 제목으로 ‘어따대고’가 인터넷에 올라 있을 정도다.

‘어디에다 대고’가 줄어들면 ‘얻다 대고’가 된다. 이 ‘얻다 대고’를 빨리 발음하면 ‘어따대고’가 되기 때문에 발음을 따라 ‘어따대고’로 적는 경향이 있다. 몰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속도와 편리성을 중시하는 문자메시지 등에서 받침을 생략하고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는 습성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된다.

가벼운 글에서는 맛을 내기 위해 ‘어따대고’라고 표기할 수도 있겠지만 객관적이고 공식적인 글에서는 반드시 ‘얻다 대고’ 또는 ‘어디에다 대고’라고 해야 한다. 물론 “어따대고 질투질이야”처럼 ‘어따대고’ 다음에는 대체로 부정적인 말이 따르기 때문에 인용구라면 몰라도 점잖은 글에서 이런 식의 표현을 쓸 일은 별로 없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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