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인 검은돈 다뤘어야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75호 30면

4월 10일자 매거진S에는 새로운 지면이 많이 등장했고 재미있는 글이 많아 기분 좋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특히 눈길이 갔던 기사는 논버벌 코미디 팀 옹알스를 다룬 ‘마술·서커스·비트박스 섞어, 동네 바보들 세계인 웃기다’였다. 해외와 한국의 코미디 코드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은 심형래 등으로 대표되는 슬랩스틱 코미디가 강세인 반면, 해외에선 풍자와 스탠딩 코미디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국적인 코드로 에딘버러 페스티벌과 멜버른 코미디 페스티벌 등 해외 페스티벌에 진출한 이들을 보면서 새로운 한류의 가능성과 함께 변화하는 시대에 대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


윤광준 작가의 신(新) 생활명품, ‘복순도가 손막걸리’ 편도 눈길을 끄는 글이었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300년이 넘은 ‘노포(老鋪)’들이 각처에 즐비하고, 유럽 등지에도 몇 대째 가업으로 이어 내려오는 양복점 등이 오랫동안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의 성공에는 장인정신과 더불어 고급화라는 화두가 있다. 이런 제품들이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사랑 받을 수 있도록 이 시리즈가 중앙SUNDAY 지면을 오래 동안 밝혀줬으면 한다.


정치 여론조사의 이면을 다룬 1면의 ‘편의주의가 낳은 괴물, 여론조사에 올인하는 정치’ 기사는 아주 시의적절하고 알찼다. 필자의 기억대로라면 한국 정치에서 여론조사가 하나의 정치적 ‘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한 시점은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정몽준 후보 간의 단일화부터다. 이번 새누리당의 공천에서도 140여개 지역구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결정하는 등 여론조사의 활용도는 높아지고 있다. 기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여론조사의 정확도와 신뢰도의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지속적인 보도를 통해 여론을 환기하고 아울러 정치개혁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후속 기사들을 기대한다.


6~7면에선 ‘파나마 페이퍼스’가 전 세계에 몰고 온 후폭풍, 그리고 ‘모색 폰세카’의 창립자인 라몬 폰세카가 어떻게 국제법의 허점을 피해 ‘검은 돈’을 주무를 수 있었는지에 대한 외부 기고와 중국에서 지난 몇 년 동안 벌어지고 있는 부패와의 전쟁이 이번 스캔들로 인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기사가 연이어 실렸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중국만을 다룰 이유가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 따르면 이번 파문에는 한국인도 195명이나 연루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들이 누구인지를 파헤치는 내용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중심은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


정호빈

ADVERTISEMENT
ADVERTISEMENT